[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는 것과 비기는 것은 온도 차이가 굉장히 크죠."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한화 이글스. 2위 LG 트윈스가 4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지만, 위기를 반전시키는 힘이 올 시즌 한화에게는 생겼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지난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복기했다. 한화는 이날 선발 투수로 코디 폰세가 등판했다. 단언컨대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 이날도 예외 없는 호투가 이어졌다.
폰세는 6회까지 단 1점도 주지 않는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물론 한화 타선이 빠르게 응답하지 못하면서 0-0의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 이어졌다. 그리고 폰세가 아직 내려가기 전인 7회초. 한화가 마침내 선취점을 뽑았다.
노시환의 2루타 이후 곧이어 터진 채은성의 적시타. 한화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중심 타자들의 모습으로 1-0 리드를 폰세에게 안겼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한 것은 1-0의 리드가 생긴 그 직후다. 7회말 수비를 앞두고 한화가 갑작스럽게 투수를 교체했다. 폰세의 6이닝 투구수는 70구에 불과했다. 최소 7이닝 이상, 최대 8이닝 이상도 노려볼 수 있는 투구수였는데 한화 벤치가 폰세를 교체했다. 폰세가 6회를 마치고 어깨 부위에 뻐근함을 느끼면서 불펜을 예상보다 한박자 빠르게 가동한 것이다.
그리고 부랴부랴 등판한 박상원이 흔들리면서 김재환에게 투런 홈런, 폭투로 실점이 이어졌고 결국 7회말 4실점하며 1-4 역전을 허용한 한화다.
폰세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분위기가 처질 수 있었는데, 한화의 달라진 모습은 이어진 8회초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점 직후 이닝에서 타자들이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며 리베라토~문현빈~노시환~채은성까지 4타자 연속 안타가 터졌고, 이후 최재훈의 동점 적시타로 기어이 4-4를 만들었다.
물론 이날 두팀은 승패를 11회까지 가리지 못해 4대4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됐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한화 선수들의 달라진 면을 다시 확인했다. 김 감독은 "지는 것과 비기는 것의 차이, 그 온도 차이는 굉장히 크다. 물론 모든 경기가 끝나고 나면 '아 이겼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 경기는 선수들이 끝까지 잘 막아줬다"고 선수들의 뒷심을 칭찬하면서 "나중에 시즌 후반부에 가다보면, 이런 경기가 이긴 경기 못지 않게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했다. 감독 통산 1000승을 앞둔 베테랑 중의 베테랑 사령탑이 내다보는 예견이기도 하다.
최근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화 선수들도 다소 지칠 수밖에 없지만 체력적인 어려움을 승리를 통한 카타르시스로 치환하고 있다. 한화는 연장 무승부 혈투의 피로도 잊고, 바로 이튿날인 25일 대전 SSG전에서 4대0 완승을 거뒀다. 까다로운 투수 앤더슨을 무너뜨렸다.
김경문 감독도 "진짜 선수들 정말 많이 수고하고 있다. 이렇게 서서 보는 사람도 몸에서 땀이 줄줄 흐르는데, 뛰고 트레이닝 하면서 선수들 정말 열심히 해주고 있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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