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항상 최고가 되고 싶기 때문에, 당연히 1선발이 최종 꿈이다."
두산 베어스에 심상치 않은 신인이 나타났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지명한 우완 투수 최민석이다. 데뷔 시즌부터 1군에서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최민석은 정말 공격적이다. 정말 단순하게 우리 투수들 가운데 자기 공을 제일 잘 믿고 던지는 투수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상대 타자는 상관없는 것 같다. 본인 공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면이 좋게 보이고, 결과도 잘 나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엄지를 들었다.
자기 공에 확신이 있을 수밖에 없다. 데이터가 보여준다. 최민석이 던지는 가장 가치 있는 구종은 투심패스트볼이다. 최민석의 투심패스트볼 땅볼 유도율은 43%로 리그 최상위권이다. 최민석이 마지막으로 등판한 지난 23일 기준 NC 전사민(47.7%), 한화 한승혁(44.1%), LG 요니 치리노스(43.1%) 다음인 4위가 최민석이었다.
23일까지 패스트볼(직구와 싱커) 계열 인플레이 허용 타구 50개 이상인 리그 투수 108명 가운데 피안타율과 피장타율이 낮은 순위에서도 최민석은 최상위권에 있다. 인플레이 타구 중 피안타율은 0.250으로 SSG 조병현과 공동 4위, 피장타율은 0.317로 리그 1위다.
최민석은 아직 삼진을 잡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대신 빼어난 땅볼 유도 능력을 앞세워 1군에서 생존력을 높여가고 있다.
두산이 지명할 때부터 투심패스트볼이 빼어난 투수는 아니었다. 최민석은 고교 3학년이었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직구를 많이 활용하면서 투심패스트볼은 조금 섞는 정도였는데, 올해는 아예 직구를 버리고 투심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리그 4위 안에 드는 구종을 1년 사이 장착했다.
26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최민석은 "원래 직구를 많이 던졌는데, 올해 겨울부터 직구를 그냥 완전히 버리고 투심패스트볼만 계속 연습하니까 좋아진 것 같다. 주변의 조언도 있었고, 내 선택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직구가 안 좋은 날 한번씩 투심을 던지는 정도였다. 아직 투심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잘 던진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듬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 감독대행은 "최민석이한테는 오히려 배트에 공을 맞히라고 한다. 타자가 칠 때 변화가 되는 그런 구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타자랑 공격적으로 싸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결과도 따라오지 않을까. 그런 점이 아주 좋다"고 칭찬했다.
최민석은 올해 1군 9경기(선발 7경기)에서 2승2패, 39⅔이닝,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경기 수에 차이는 있지만 올해 나란히 5억원을 받고 입단한 전체 1순위 신인 정현우(키움), 2순위 신인 정우주(한화)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정현우는 선발 9경기, 2승5패, 45⅓이닝, 평균자책점 4.96, 정우주는 불펜으로만 32경기에 등판해 2승, 3홀드, 29이닝,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하고 있다.
최민석은 "관중이 많은 데서 하는 게 재미있어서 좋다"며 미소를 지은 뒤 "확실히 1군 타자들은 경험이 훨씬 많으니까. 예를 들어 상대 타자가 슬라이더가 약하다고 해서 그걸 계속 던져도 배트를 더 넣어서 치거나 그런 대처 능력이 있더라. 확실히 그런 경험에서 나오는 게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선발 등판 중간에 루틴과 볼 배합 등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두산은 후반기에 최민석이 선발로 더 경험을 쌓도록 기회를 주려고 한다. 곽빈 이후 차기 우완 에이스가 안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민석이 계보를 잇길 기대하고 있다.
조 감독대행은 "최민석은 선발이 훨씬 매력적이다. 고졸 신인인데 선발로 경험을 앞으로 몇 경기 더 한다면, 우리 팀에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화요일 등판이라 일요일까지 2번 던져야 하는 경우, 화요일 투구 수가 많고 그런 게 아니라면 최민석을 바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최민석은 "인생 살면서 올해 공을 가장 많이 던졌다(웃음). 체력적으로는 처음에 1군에 왔을 때는 적응이 안 돼서 조금 힘들었는데, 한번 고비를 넘긴 뒤로는 괜찮다. 작년에 팔꿈치가 조금 안 좋았어서 보강 운동도 하고 마사지도 잘 받으면서 관리를 했다. 이제는 적응이 돼서 컨디션이 좋다"고 했다.
올해는 5승이 목표고, 장기적으로는 두산의 1선발을 꿈꾼다.
최민석은 "잠실 관중석에서 맨날 선수들을 봤는데, 이제는 내가 잠실 마운드에서 관중석을 보니까 신기하고 그럴 때가 있다. 선발일 때 위기 상황을 막고 내려오면 팬들이 가끔 내 이름을 불러 주신다. 응원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항상 최고가 되고 싶기 때문에 1선발이 당연히 최종 목표고, 두산에서 제일 잘 던지는 선발투수로 성장하고 싶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지만, 올해는 5승을 목표로 해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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