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 데 아르마스 주연…키아누 리브스도 등장해 특유의 액션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정체 모를 암살조직이 집으로 들이닥쳐 아버지를 노린다. 어린 소녀는 다친 아버지를 도우려 적에게 본능적으로 총을 겨누지만, 부상이 심했던 아버지는 결국 눈앞에서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를 잃은 이브(아나 데 아르마스 분)는 복수심과 분노를 안고 암살자 양성 조직인 '루스카 로마'를 찾아가 매일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토슈즈에 피가 맺히다 못해 무대가 핏자국으로 얼룩질 때까지 발레의 회전 기술을 연마하고, 체급이 맞지 않는 남성들과 겨루기 훈련을 한다.
몸집이 작고 힘도 달리는 이브가 번번이 남성들에게 밀리자, 무술 스승은 이런 조언을 건넨다. "넌 상대의 판에서 놀아나니까 지는 것이다. 판을 바꿔, 여자처럼 싸워." 수없는 실패와 고통 끝에 이브는 약점을 감추고 가진 것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그만의 기술을 갖춰 간다.
이브는 부호의 딸 카틀라 박(최수영)을 보호하라는 첫 임무를 받아 그를 납치하려는 조직원(정두홍)으로부터 지켜낸 뒤 정식 암살자로 인정받는다.
'존 윅' 시리즈의 스핀오프(파생작)로 제작된 '발레리나'는 아버지의 죽음 뒤 암살자로 길러지는 새 킬러 이브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그룹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인 최수영과 무술감독 정두홍의 할리우드 진출작이기도 하다.
영화는 '존 윅 3: 파라벨룸'(2019)에서 존 윅이 루스카 로마의 수장인 '디렉터'(안젤리카 휴스턴)를 찾아가는 때와 타임라인이 겹친다. 디렉터가 극장으로 찾아온 존 윅의 부탁을 들어주며 "이번 일로 네 티켓은 소멸된다"고 말하는 3편의 대사가 이번에도 똑같이 나온다.
암살 대상들에 현상금이 붙고, 각 도시의 컨티넨탈 호텔에 암살자들의 정보가 모이는 기존 시리즈의 구도도 그대로 유지됐다. 존 윅(키아누 리브스)도 짧게나마 등장해 군더더기 없는 액션을 선보인다.
이브는 힘이나 기술 모두에서 존 윅보다는 한 수 아래지만, 복수심이라는 내면의 불길과 특유의 유연함으로 금세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주변의 모든 물건을 무기로 차용하는 유연함은 그의 특기다. 이브는 차 문과 TV 리모컨, 접시, 프라이팬, 스케이트화 등 주변 사물들을 기민하게 무기로 활용한다.
이브가 아버지를 죽인 컬트 조직이 모여 사는 눈 덮인 산골 마을 할슈타트를 찾아가 무자비한 복수극을 펼치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마을 전체가 '킬러 양성소'인 것 같은 묘한 분위기 속에서 이브는 절대적인 수적 열세를 감당하며 싸운다.
눈과 얼음으로 덮인 골목과 계단을 오가는 이브의 액션은 토슈즈를 신고 무대를 미끄러지는 발레리나처럼 부드럽다. 화염방사기를 들고 '불의 응징'을 하는 모습에선 성장형 캐릭터의 '레벨업'을 지켜보는 느낌도 든다.
8월 6일 개봉. 124분. 청소년 관람 불가.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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