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또 연패에 빠졌다.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또 팀이 극적으로 승기를 잡은 경기에서 무너져 치명상을 입었다.
KIA는 지난달 3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6대7로 끝내기 패했다. 5강 경쟁팀인 KT에 최소 위닝시리즈를 확보해야 가을야구 희망을 살릴 수 있었는데, 2연패에 빠진 KIA는 시즌 성적 57승4무61패로 8위에 그쳤다. 5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3.5경기차, 9위 두산 베어스와는 2.5경기차다. 이대로면 9위 추락도 순식간이다.
KIA는 3-4로 뒤진 8회초 3득점 빅이닝을 만들면서 역전승을 꿈꿨다. 김석환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든 뒤 김규성의 생애 첫 인사이드 더 파크 투런 홈런으로 2점을 더 뽑아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6-4 리드. 선발투수 양현종이 4⅓이닝 4실점에 그쳤지만, 조상우(1⅔이닝)-성영탁(1이닝)-전상현(1이닝)이 8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텼다. 9회만 막으면 KIA가 위닝 시리즈를 챙길 수 있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정해영을 믿고 다시 마무리를 맡겼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정해영은 2사 1루에서 황재균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장성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김상수와 8구까지 싸웠으나 우중간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며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⅔이닝 3실점,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와 3경기 만에 또 무너졌다.
정해영은 올 시즌 52경기, 2승7패, 26세이브, 54이닝, 평균자책점 4.17을 기록하고 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는 1.57, 피안타율은 0.309에 달한다. 마무리투수의 성적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치들이다.
특히 정해영은 후반기 11경기에서 3패, 3세이브, 9⅔이닝, 평균자책점 8.38로 고전했다. 마지막 세이브를 챙긴 게 벌써 한 달 전이다.
KIA가 후반기에 치명적인 역전패 또는 끝내기 패를 당하는 순간마다 마운드에는 정해영이 있었다. 이 감독이 지난달 17일 정해영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열흘간 머리를 식힐 시간을 준 배경이다.
이 감독은 당시 "나는 지금 이겨야 되는 사람이고, 선수들은 이기기 위해서 지금 이 땡볕에 열심히 뛰어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마무리투수는 자기 보직에 조금 더 애착을 갖고 던져줘야 하는 게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열흘을 쉬게 하는 것도 본인이 빠지면 우리가 경기를 어떻게 하는지 한번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본인이 다시 열정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정해영도 KIA도 반복되는 실패가 당황스러울 법하다. 정해영은 2020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해 2021년 마무리투수를 차지하면서 승승장구했다. 개인 통산 147세이브를 기록, 타이거즈 레전드 선동열의 132세이브를 넘어 구단 역대 세이브 1위에 올랐다. 그런 정해영이 올해 벌써 7패를 기록, 리그 불펜 투수 최다패라는 불명예를 떠안고 있다.
KIA는 올 시즌 22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5강 경쟁팀들도 다 같이 막판 스퍼트를 하는 상황. KIA가 엄청난 연승을 달리지 않는 한 5위 안에 다시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와중에 마무리투수를 계속 믿고 가야 하는지 중대한 고민까지 떠안게 됐다. 이 감독은 정해영과 KIA 모두 가라앉고 있는 지금, 어떤 해답을 찾을까.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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