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여기(1군)에 젖어 들면 또 언제 어디서 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보이도록 열심히 해서 TV에 많이 나오겠다(웃음)."
KIA 타이거즈는 올해 힘겨운 시즌을 보내는 와중에도 오선우라는 새 주축 타자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배명고-인하대를 졸업하고 2019년 KIA에 입단한 오선우는 만년 2군 선수로 지내다 프로 7년차가 된 올해 드디어 빛을 봤다.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KIA의 위기가 오선우에게는 다시 못 올 기회가 됐다.
오선우는 올해 102경기에서 타율 0.277(364타수 101안타), 16홈런, 50타점, OPS 0.795를 기록했다. 생애 처음 1군에서 규정타석을 채우자마자 생애 첫 100안타를 달성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홈런 5개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보여주며 KIA 타선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해 38홈런을 쳤던 MVP 김도영이 부상으로 시즌을 접고, 나성범 역시 부상 여파로 9홈런으로 주춤한 가운데 오선우가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지 못했다면 KIA는 더 힘든 한 해를 보낼 뻔했다. KIA가 거포들의 부상 속에서도 팀 홈런 127개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는 가장 원동력이 오선우다.
물론 오선우가 시즌 내내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아니다. 상대팀들이 오선우를 분석하고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헤맸던 게 사실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그럼에도 오선우를 계속 라인업에 적어 넣으며 버티게 했고, 최근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첫 풀타임 시즌에 체력적, 심리적으로 지친 오선우는 몸무게가 14㎏이나 빠져 걱정을 사기도 했다.
오선우는 "전반기에는 그냥 했는데, 후반기는 상대팀이 나를 분석하고 생각도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까 조금 타석에서 망설이게 되더라. 그래서 결과도 안 나오고 했는데, 이제는 망설이지 않으려고 한다. 감독님께서 기죽지 말라고 말씀해 주셔서 그때 이후로 다시 전반기 때 했던 것처럼 그냥 부딪치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줄어든 몸무게와 관련해서는 "먹는 것도 줄어서 더 빠지는 것 같다. 후반기에 야구를 너무 못해서 입맛도 조금 떨어지기도 했다. 원래 내가 살이 많이 빠지는데, 올해는 너무 많이 빠져서 내년에는 체중 유지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준비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후반기는 체력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서 조금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그럼에도 버틴 이유는 무려 7년을 버텨 얻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오선우는 "시즌 한 달 조금 지났을 때 1군에 올라왔던 것 같다. 코치님들이랑 2군 팀장님, 감독님도 '이제는 위에서(1군에서) 해야 하지 않겠냐' 했다. 힘들 때 그런 생각을 계속 하려고 한다. 여기에 젖어 들면 또 언제 어디서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보이도록 열심히 해서 TV에 많이 나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선우는 20홈런을 눈앞에 두고도 시즌 100안타가 목표라고 했는데, 지난달 3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2안타(1홈런)를 추가해 101안타를 달성했다.
오선우는 "나는 솔직히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솔직히 안타를 조금 더 많이 치고 싶다. 홈런은 내가 확실한 자리가 있을 때 욕심을 내보고 싶다. 지금은 일단 출루와 안타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홈런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고, 올해는 100안타를 치면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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