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웃음도 잃고, 날카로워진 것 같다. 그래서..."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초보 감독이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유쾌한 스타일이었다. 원래 시원시원한 스타일에, 입담도 걸쭉해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원래 알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이날부터 9월 잔여 일정에 들어간다. 8월 마지막날 경기를 잘 마치고 왔으면 좋았을텐데, 5강 경쟁팀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4회와 5회 8점을 내며 뒤집은 경기를 다시 역전당해 졌으니 너무 뼈아팠다. 이 감독은 "올시즌 두 번째로 아쉬웠던 경기 같다. 첫 번째는 LG전이다. 그날은 잠을 못 잤다"고 했다. 같은 연결선상이다. 이 감독이 말한 LG전은 지난달 28일 경기. 3-1로 이기던 경기를 후반 뒤집혔다. 선두 LG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면 상승세를 타 SSG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여파 때문이었는지 SSG 3연전도 루징시리즈였다.
지난 한 주 아픔으로 5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물론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수치지만, 이 감독이 걱정하는 건 또 있다.
NC는 전반기 홈구장 사고 이슈로 인해 경기를 많이 치르지 못했다. 그래서 이날 경기 전까지 120경기만 소화했다. 10개팀 중 가장 적은 수. 이 말은 9월 잔여 일정이 가장 많고, 경기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른 팀들은 몇 경기 하고, 쉬고 하는데 NC는 그냥 쉬는 날이 없다고 보면 된다. 다른 팀들은 선발을 가장 강한 3명 정도로 돌릴 수 있지만, NC는 꾸역꾸역 5선발을 투입해야 한다. 당장 2일 KT를 만나고, 3일 대전으로 이동해 한화 이글스와 경기를 하는데 한화 선발이 '무적' 폰세다. 그 다음날부터 2연전을 하는 두산 베어스는 이틀을 푹 쉬고 경기를 한다. 이런 점들이 감독 입장에서는 걱정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보통 시즌을 치르면 확률적으로 계산이 돼야 하는데, 앞으로 일정은 그런 게 없다. 험난하겠다는 생각만 든다. 당장 내일은 폰세고, 그 다음은 이틀 쉰 두산이다. 보통 게임이 많이 남은 팀이 유리하다고도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게임이 많이 남은 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감을 못 잡겠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어 "우리도 쉬었다 경기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면 3~4 선발로 돌릴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도 못 하고, 우리는 계속 상대 상위 선발만 만난다. 우리 선발 투수들이 버텨주지 못 하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감독은 "지금 모든 팀 감독, 코칭스태프가 매우 날카롭고 민감한 시기일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웃음을 잃었다. 날카로워졌다. 쉴 때는 쉬어야 하는데 온통 머릿 속에 시즌 생각 뿐이다. 성격 좋은 내가 이 정도면 다른 스태프와 선수들은 어떨까 생각해봤다. 그래서 오늘 경기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와 식사를 하며 얘기했다. 지금부터 우리가 선수들을 더 안아주고, 더 파이팅 많이 내주자고 말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이제 필요 없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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