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그동안 개두술이 우선적으로 권장됐던 부피 10㎤ 이상 대형 뇌전이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제시됐다.
국내 연구진이 대형 뇌전이암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1차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방사선을 소량씩 여러 번에 걸쳐 조사하는 이 치료법은 9개월만에 종양 크기를 80%까지 줄이고, 환자 87%에서 신경학적 증상을 안정화할 수 있어, 기저질환 등으로 개두술을 받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유용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명호성 교수팀은 대형 뇌전이암 진단 후 1차 치료로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받은 93명을 대상으로 이 수술 방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후향적으로 분석해 3일 발표했다.
뇌전이암은 다른 장기에 생긴 암세포가 뇌로 퍼져서 발생한 종양이다. 크기가 작으면 방사선 수술이 1차 치료법이지만, 대형 뇌전이암은 종양의 부피를 줄여서 뇌압을 빠르게 낮춰야 하기 때문에 개두술이 우선 권장된다.
개두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분획 방사선 수술'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고선량의 방사선을 한 번에 조사하는 것보다 부작용 위험이 적고, 종양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고 보고됐다. 그러나 대형 뇌전이암에서는 분획 방사선 수술의 1차 치료 효과가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특히 고선량 감마선을 병변에만 정밀하게 조사하는 감마나이프 기반 치료는 연구 사례가 드물었다.
연구팀이 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후 재발·전이·사망을 추적한 결과, 전체 생존 기간은 중앙값 15.2개월로, 기존에 보고된 개두술 생존 기간(8~18개월)과 비슷했다. 재발 및 전이가 없는 무진행 생존 기간은 중앙값 8.2개월이었다.
또한, 연구팀은 2년간 3개월 간격으로 종양 및 부종 부피, 신경학적 증상, 방사선 독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종양 10개 중 8개는 부피가 절반 이상으로 감소했고, 종양의 부피가 최대로 줄어드는 데 걸린 시간은 중앙값 3.3개월이었다. 종양 및 부종의 부피는 치료 후 6~9개월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해 약 80% 줄어들었다. 이어서 18개월까지 일시적인 부피 변동이 있었지만, 18개월부터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 결과는 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종양 뿐 아니라 주변 부종까지 줄여 신경학적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전체 환자의 87.1%는 수술 후 6개월 이내에 신경학적 증상이 안정 또는 개선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환자의 5.4%에서 방사선 독성으로 인한 괴사가 나타났지만, 입원이 필요할 정도의 증상은 없었다.
즉, 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개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피하면서도, 효과적인 신경학적 개선을 달성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백선하 교수(신경외과)는 "이번 연구는 대형 뇌전이암에서 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의미가 크다"며 "대형 뇌전이암의 치료에 있어 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외과적 절제를 대신할 1차 치료법으로서 권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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