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5회말부터 8회초까지, 3이닝씩을 주고받는 사이 무려 17점이 났다. '구원 1위' 박영현도 쌍둥이들의 '불방망이'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LG 트윈스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문성주의 시즌 34번째, 개인 통산 2번째 역전 결승 만루포를 앞세워 10대8,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LG는 78승째(3무46패)를 기록, 거침없이 선두를 질주했다. 2위 한화 이글스가 저력을 보여주곤 있지만, 20경기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두 LG를 따라잡기엔 버거워보인다.
반면 KT 위즈는 62패째(63승4무)를 기록하며 하루만에 5위 롯데 자이언츠에 뒤진 6위로 내려앉았다. LG의 막강한 타선을 상대로 호각세의 타격을 과시했지만, 믿었던 불펜이 거듭 무너지며 분루를 삼켰다.
이날 LG는 신민재(2루) 문성주(우익수) 오스틴(1루) 문보경(3루) 김현수(지명타자) 오지환(유격수) 박동원(포수) 천성호(좌익수) 박해민(중견수) 라인업을 경기에 임했다. 선발은 '10승 투수' 송승기.
이날 KT는 허경민(3루) 스티븐슨(중견수) 안현민(우익수) 장성우(지명타자) 황재균(1루) 강현우(포수) 김상수(2루) 장준원(유격수) 안치영(좌익수)으로 맞섰다. 선발은 문용익이다.
경기전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라이브배팅을 소화한 홍창기의 복귀에 대해 "정규시즌이 10경기 정도 남았을 때에 맞추고 있다.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완벽한 상태로 복귀하는 게 관건이다. 2군에서 경기 감각도 끌어올려야하고, 지명타자로 3경기 정도 뛴 다음 수비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타순도 6번 정도에서 시작해 한국시리즈엔 1번타자 우익수를 맡아주길 원한다"고 했다.
반면 KT는 외국인 투수 패트릭의 뜻하지 않은 무릎 통증으로 대체 선발 문용익이 나서는 상황. 이강철 KT 감독은 전날 롯데전 기적 같은 대역전극을 뿌듯하게 돌아보면서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선취점은 LG가 냈다. 4회초 무사 1,3루 상황에서 문용익이 오른쪽 중지에 불편감을 호소한 끝에 교체됐다. 갑작스레 마운드에 오른 주권은 박동원을 643 병살로 잘 막았지만, 3루주자 김현수의 홈인은 막을 수 없았다.
이날의 진짜 경기는 5회말부터였다. KT는 캡틴 장성우가 좌월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전날 롯데 감보아-윤성빈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친데 이어 2경기 3홈런이다. 포수 마스크는 신예 강현우-조대현에게 맡기고, 타격에 전념케한 이강철 감독의 판단에 맞아떨어진 결과.
KT는 이어진 2사 1,2루에서 대타 강백호, 베테랑 허경민이 잇따라 적시타를 치며 3-1로 앞섰다. 하지만 LG는 6회초 오지환의 동점 투런포로 따라붙었다.
KT는 6회말 LG '52억 FA' 장현식의 난조와 LG 오스틴의 송구 실책, 김상수의 희생플라이, 대타 이호연의 적시타를 묶어 3득점, 다시 6-3으로 차이를 벌렸다. 하지만 LG가 곧바로 추격했다. 7회초 문성주의 적시타, 오스틴의 2루타, 문보경의 땅볼로 다시 2점을 따라붙었다.
7회말 LG 필승조 이정용을 상대로 안현민이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8-5로 리드, 승부에 쐐기를 박는듯 했다.
착각이었다. LG는 8회초 KT 필승조 김민수를 상대로 오지환의 안타로 시작, 박동원의 2루타, 박관우의 희생플라이로 6-8까지 따라붙었다.
KT는 마무리 박영현을 조기 투입하며 필승 의지를 보였지만, 박영현은 다소 지쳐보였다. 박해민 신민재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가 됐고, 문성주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만루포를 터뜨리며 1루 원정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LG는 8회말 신인 필승조 김영우, 9회말 유영찬이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