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성공과 실패는 그야말로 한 끝 차이다.
만약 LG 트윈스가 톨허스트가 아닌 벨라스케즈를 데려왔다면, 지금 압도적 1위를 달릴 수 있었을까.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막판이 너무 힘겹다. 누가 봐도 안정적으로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칠 줄 알았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12연패. 오히려 대단했던 건, 12연패를 당했는데도 5위 안에 있었다는 것.
하지만 최근 다시 연패 모드로 6위까지 떨어졌다. 6일 SSG 랜더스전에서 패했다면 5할 승률도 무너질 수 있었는데, 비로 경기를 하지 못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 김태형 감독이 피해가지 못한 질문. 벨라스케즈다. 5일 SSG전 선발로 나와 무너졌다. 홈런 3방을 맞으며 6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벨라스케즈 때문에 롯데가 무너진다는 건 지나친 비약. 팀의 여러 부분이 한꺼번에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에 성적이 좋지 않은 것 뿐이다. 하지만 벨라스케즈도 부진의 큰 지분이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10승 투수 데이비슨을 대신해 야심차게 데려온 선수. 더 강력한 구위의 벨라스케즈로 3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키는 동시에 2위권까지 올라가보자는 계획이 있었다. 당시 승차와 팀 분위기면 충분히 가능했다.
그런데 이게 결과적으로 '데이비슨의 저주'가 돼버렸다. 데이비슨이 떠난 후 12연패가 시작됐고, 그 사이 벨라스케즈는 1승4패에 그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38승을 거둔 이름값 있는 선수. 압도적인 구위가 자랑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여러모로 괜찮은 기량을 갖췄지만 폰세(한화)나 네일(KIA)처럼 압도적인 모습이 아니다. 벨라스케즈가 당한 4패도 뼈아프지만, '이 선수가 오면 우리 더 강해지겠다'를 기대한 선수단이 실망감 속에 전의를 잃을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김 감독의 코멘트 속에 고민들이 다 묻어난다. 김 감독은 "가진 건 좋은데, 처음 2경기를 망치면서 꼬였다. 구위가 압도적인 게 아니니, 자기 공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며 "그래도 계속 선발로 써야 한다. 더 좋아질 거라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 아닌가"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외국인 투수를 바꿔 '대박'을 터뜨린 LG 트윈스가 있어 롯데가 더욱 곤혹스럽다. LG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한 젊은 투수 톨허스트를 데려왔는데, 톨허스트는 4경기 전승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두 번째 등판에서 맞대결 했고, 톨허스트가 판정승을 거뒀다.
그런데 LG도 교체 전 벨라스케즈를 눈여겨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KBO리그 팀들이 지켜보는 외국인 선수 풀은 어느 정도 제한돼있다. 적당한 경력과 몸값, 그리고 바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는 신분의 선수들을 추리면 그 후보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 풀 안에서 영입 경쟁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LG도 벨라스케즈를 적극적으로 체크했었다. 교체를 생각하는 팀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선수였다"고 소개했다. 단, LG는 톨허스트의 가능성에 도박에 가까운 '승부수'를 던졌는데 그게 성공적이었다.
롯데가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한 건 절대 아니었다는 의미다. 다만, 경기력이 스카우팅리포트와 같지 않다는 변수에 부딪힌 케이스일 뿐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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