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돌' 박신자컵이 9일간의 뜨거웠던 열전을 마무리했다. 우승 영광은 후지쯔 레드웨이브(일본)가 차지했다. 후지쯔는 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덴소 아이리스(일본)와의 '2025 박신자컵' 결승전에서 79대65로 승리했다. 후지쯔는 지난해에 이어 2연속 우승하며 상금 1500만원도 거머쥐었다. 대회 MVP는 후지모토 아키(후지쯔)가 선정됐다. 그는 기자단 11표 중 6표를 받았다. 후지모토는 6경기에서 평균 27분5초 동안 13득점-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2015년 돛을 올린 박신자컵은 어느덧 10주년을 맞았다. 변화가 있었다. 대회 초기엔 '제2 박신자 발굴'을 목표로 했다. 실제로 유망주 위주로 출전했다. 하지만 2023년을 기점으로 대회 기조가 바뀌었다. 최고의 선수, 최상의 전력으로 출전하는 국제 대회로 바뀌었다. 2023년엔 호주, 필리핀, 일본 팀이 출전했다. 지난해엔 일본과 대만 팀도 함께 경쟁했다.
올해는 보폭을 더 넓혔다. 박신자컵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팀이 참가했다. 카사데몬트 사라고사(스페인), DVTK 훈테름(헝가리)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라고사는 2024~2025시즌 스페인 여자농구 1부 리그 플레이오프 준우승팀이다. DVTK는 2025년 헝가리컵 우승한 강호다. 여기에 일본 최강으로 꼽히는 후지쯔 레드웨이브와 덴소 아이리스도 출전했다.
새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 치른 대회였다. '완전체'는 아니었다. 일부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대회에 나서지 못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각 팀들은 각기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경험하며 시야를 넓혔다.
블라디미르 부크사노비치 덴소 감독은 사라고사와의 4강전 뒤 "좋은 경험을 했다.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접했다. 세계적인 농구를 접한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사라고사는 유럽 팀 특유의 높이와 파워를 앞세워 경기를 치렀다. 구사카 히카루 후지쯔 감독도 아산 우리은행-청주 KB스타즈와의 대결 뒤 "한국이 포기하지 않고 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가 그걸 따라 해야 할 것 같다. 그건 자세의 부분"이라고 했다.
한국은 숙제도 남겼다. 이번 대회 WKBL 소속 6개 팀이 모두 출전했지만, 5개 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청주 KB스타즈만이 4강에 올랐다. KB는 최종 4위를 기록했다. 오히려 3년 연속 안방에서 일본에 우승컵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일본은 2023년 도요타 안텔롭스, 2024년 후지쯔에 이어 3연속 우승팀을 배출하며 환호했다. 박신자 여사는 "우리 농구가 일본에게 지는 걸 보면 기분이 좋지 않다. 우리 선수들이 1등을 목표로 노력해주길 바란다. 올림픽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왜 아시안게임에서도 쩔쩔 매고 있나"라며 일침했다.
김완수 KB 감독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어린 선수들은 물론이고 주축으로 뛰는 선수들도 많이 늘었다는 것을 느꼈다"며 "일본을 당장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나도, 선수들도 한 발 더 뛰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이번 대회 후지쯔의 선수 구성이 '10'이라면 우리는 '6'이었다. 하지만 끝까지 했다. 일본이 기술과 체력이 좋아도 우리가 리바운드, 디펜스 등 더 따라준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본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 있다면 이기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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