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살았으면 동점이었는데...
KIA 타이거즈는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1대2로 패했다. 하루 전 NC를 잡고 7위로 올라섰는데, 하루 천하였다. 다시 8위로 떨어졌다. 경기 수는 점점 줄어드는데, 5위 KT 위즈와의 승차는 3.5경기로 벌어졌다. 디펜딩 챔피언의 가을야구 탈락 위기다.
이날 경기를 가른 건 마지막 9회초였다. 9회까지 0-2로 뒤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치자. 하지만 9회 박찬호의 솔로포로 1점을 달아났다. 그런데 뭐가 아쉬웠느냐. 동점포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앞선 상황 윤도현의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아웃으로 번복되지 않았으면 말이다.
상황은 이랬다. 윤도현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NC 마무리 류진욱을 만났다. 볼카운트 2B2S. 류진욱의 몸쪽공이 손에서 빠졌다. 타자가 칠 수도, 포수가 잡을 수도 없는 코스. 그런데 윤도현이 이 공에 속아 방망이가 나오다 멈췄다.
체크 스윙인지 아닌지 불분명한 상황. 그런데 공은 뒤로 빠졌다. 윤도현은 '무슨 상황이지'라는 듯 헷갈려하다, 1루로 뛰기 시작했다.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어리둥절했는지 100% 전력으로 뛰지 못하는 듯 했다. 평소 윤도현의 빠른 주력을 감안하면 1루까지 가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다.
일단 판정은 세이프. NC 벤치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두 가지를 한 꺼번에 걸었다. 체크 스윙과 1루 세이프 판정. 매우 영리한 판단이었다. 먼저 스윙, 구심이 스윙콜을 했다. 그런데 왜 판독을 신청했을까. 만약 윤도현이 1루에서 살았다고 가정할 때, 체크 스윙 판독 결과 스윙이 아니면 3B2S으로 윤도현이 다시 타석에 돌아와야 했다. 체크 스윙 판독을 했는데 그대로 스윙이었을 시, 그 때 1루에서 아웃으로 번복하는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었다.
스윙이었다. 그리고 1루에서 간발의 차로 아웃이었다. KIA에는 최악의, NC에는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박찬호의 솔로포가 나왔으니 KIA는 더욱 허망할 수밖에. 윤도현이 살았으면 동점이었다.
100% 확률은 없다고 하지만, 윤도현이 공이 빠지는 순간 바로 1루로 튀어나갔다면 살았을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이는 장면이었다. 물론 윤도현 입장에서는 자신이 스윙을 한 건지, 낫아웃 상황인지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헷갈렸을 수 있다. 그래서 프로 선수라면 항상 '넥스트 플레이'를 머릿속에 그리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오면, 이렇게 플레이를 해야겠다' 이게 시나리오대로 착착 정리가 돼있어야 몸이 곧바로 반응을 한다.
체크 스윙인지 아닌지는 심판과 비디오가 판독한다. 뭔가 찝찝하면, 일단 낫아웃 상황에만 집중해 최선을 다해 1루로 뛰는게 맞았다. 경험 부족의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도현은 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3루 수비 도중 포스 아웃 상황을 착각해 상대 주자를 살려줬고, 이 플레이에 KIA가 무너지기 시작하며 3대21 굴욕의 대패를 당해야 했다.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도 최근 '넥스트 플레이'의 중요성을 보여줬었다. 지난달 30일 LG 트윈스전 5-6으로 밀리던 9회초 2사 3루 상황서 유영찬의 폭투성 공을 피했으면 3루 주자가 들어와 동점이 될 수 있었는데, 그 공을 피하지 않고 맞아 사구로 출루해 동점 기회를 날린 것. 물론 이 역시 순간 판단이 어려웠겠지만, 이주형이 '폭투=동점'이라는 걸 머릿속에 염두에 뒀다면 공을 피할 확률이 더욱 올라갔을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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