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하필 이 시기에 흔들리다니…'
최근 계속 이어지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의 타격감 상승세가 갑자기 확 꺾어버렸다. 하필이면 팀이 기적같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던 시기다. 패배의 모든 책임을 이정후에게 물을 순 없지만, 큰 영향을 미친 건 부정할 수 없다.
이정후가 3경기 연속 안타 달성에 실패했다. 이정후는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나마 타점을 1개 보태며 최소한의 체면은 살렸다.
사실 이날 부진에 빠진 건 이정후 혼자만은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 팀 타선이 모두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시즌 중에 종종 나오는 현상이다. 팀 타자들의 타격 페이스가 같은 사이클을 그리고 있거나 혹은 상대 선발투수가 워낙 좋은 구위를 보여줄 때 이런 현상이 나온다.
이날 애리조나전에서의 타격부진은 후자에 해당한다. 이날 애리조나 선발로 나온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가 눈부신 호투쇼를 펼치며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의 초상승모드에 있던 샌프란시스코를 제압했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6⅓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 내주며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강한 위력을 펼쳤다. 5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갔다.
결국 이정후를 필두로 한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7회까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이정후의 부진만을 탓할 수 없는 경기였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선발 카슨 시모어는 경기 초반에 흠씬 두들겨 맞으며 채 2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1⅓이닝 만에 6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다. 선발투수 대결에서부터 샌프란시스코의 완패였다.
이정후는 0-4로 뒤진 2회말 2사 후 첫 타석에 나왔다.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커브가 들어오자 자신감 있게 배트를 돌렸다. 그러나 로드리게스의 커브 궤적이 이정후의 예상보다 더 컸다. 공의 윗부분을 맞히며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이어 5회말 1사 후 케이시 슈미트가 좌전안타를 치며 로드리게스의 노히트노런 행진을 막은 직후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이번에도 이정후는 빠른 승부를 택했다. 로드리게스의 초구 싱커를 밀어졌다. 이번에는 타구에 제법 힘이 실렸다. 유격수 깊은 쪽으로 내야안타가 될 법 했다. 그러나 애리조나 내야수비가 이걸 허용하지 않았다.
8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이정후는 바뀐 투수 제이크 우드포드와 상대했다. 이번에도 빠른 승부를 택했다. 초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2구째 몸쪽 체인지업을 잡아당겼지만, 힘없는 1루 땅볼에 그쳤다. 마지막으로 이정후는 2-5로 뒤진 9회말 1사 2, 3루의 찬스 때 등장했다. 이번에는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싱커를 받아쳐 2루수 땅볼을 쳤다.
그나마 타구 코스가 나쁘지 않은 덕분에 선행주자들이 진루했다. 3루 주자 맷 채프먼이 홈을 밟아 이정후가 타점을 추가할 수 있었다. 이정후가 적시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최소한의 자기 역할은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더 이상 점수를 보태지 못한 채 3대5로 졌다. '가을잔치'를 향한 거인군단의 진격도 일단 멈추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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