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프로야구 선수가 경험이 없다고 그러면, 유니폼 입고 나오면 자기가 최고고 주전인데. 이겨 내야지."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10일 부산 한화 이글스전에서 0대13으로 대패한 뒤 그라운드에 선수단 전원 집합을 지시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 내용 자체가 참혹했다. 어린 내야수들이 전부 흔들렸다. 실책 5개가 기록됐는데, 2루수 한태양이 2회, 3루수 손호영과 유격수 전민재, 1루수 나승엽까지 돌아가면서 한번씩 실책을 기록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수비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13실점 중 자책점은 5점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에이스 알렉 감보아를 낸 경기였기에 반드시 잡아야만 했다. 롯데는 최근 5연패에 앞서 12연패를 당하면서 갑자기 팀 분위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안정적 3위였던 롯데는 6위까지 추락했고, 5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2경기차로 벌어져 가을야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
김 감독은 1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감보아의 4이닝 8실점(3자책점) 부진과 관련해 "(수비가) 막아줘도 시원치 않은데, 어제는 보니까 내야수들이 나한테 공 오지 말라고 하는 것 같더라. 뭘 그리 긴장하는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은 결국 한화전을 마친 뒤 그라운드에 선수단 전원 집합을 지시했다. 부상 중인 전준우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도 예외는 없었다. 김민재 벤치코치의 주도로 수비 훈련이 30분 정도 진행됐고, 김 감독은 한 발 떨어져서 훈련을 지켜봤다. 광주 원정을 앞두고 매우 이례적인 야간 훈련이었다.
김 감독은 훈련을 직접 지시한 것과 관련해 "어제(10일)는 그냥 그대로 넘어가면 오늘 경기까지 지장이 있다. 정말 간단하게 다시 훈련을 하면서 본인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길 바랐다. 사실 투수들도 한번씩 영점이 안 잡혀서 볼넷을 연속으로 주고 내려오면 불펜에서 조금 더 던지게 한다. 내려와서 아이싱을 하고 그냥 넘어갔다가 다음 경기에 등판하면 잔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다시 한번 자신 있게 하라는 의미의 훈련이었다. 어떻게 보면 감독 미팅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5강 싸움이 가장 치열할 때 반복되는 연패로 경험이 부족한 젊은 내야수들이 갈수록 중압감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김 감독은 이에 "이겨내야 한다. 프로야구 선수가 경험이 없다고 그래선 안 된다. 유니폼을 입고 나오면 자기가 최고고 주전인데, 이겨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롯데 선수단은 전날 야간 훈련과 상관없이 이날 정상 훈련을 진행했다.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빠져 있는 전준우는 이날 처음 야외에서 타격 훈련을 진행하면서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 우울한 롯데에 한 가지 희망적인 소식이었다.
롯데는 이날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나승엽(1루수)-레이예스(좌익수)-윤동희(우익수)-손호영(3루수)-박찬형(지명타자)-전민재(유격수)-정보근(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나균안이다.
한태양을 제외한 나머지 내야수들은 자리를 지켰고, 2루수만 고승민으로 바뀌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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