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87승만 하면, 한화가 12승2패를 해야하는 거니..."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정규시즌 우승 목표 승수를 밝혔다. LG 선수들의 마음은 더 편하게 해주고, 자신들을 따라오는 경쟁팀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조급하게 만들 수 있는 '염갈량'의 술수일까.
LG와 한화의 선두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전반기는 한화가 4.5경기차 1위를 확정지으며 우승길이 열린 듯 싶었다. 하지만 후반기 LG가 미친 듯 이겼고, 지난 5일 경기 결과까지 합해 LG가 5.5경기로 앞서며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1주일 사이 기류가 꿈틀댔다. 계속 이길 것 같은 LG가 불펜진 불안으로 지는 경기가 나오고, 뭔가 하락세를 탔던 한화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한화가 9~10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싹쓸이하고, 11일 LG가 KT 위즈에 대역전패를 당하며 양팀 승차는 3.5경기까지 좁혀졌다.
아직 큰 차이지만, 변수가 있다. 양팀은 26일부터 28일까지 대전에서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는 점이다. 그 때까지 승차가 1~2경기로 좁혀지면, 정말 누가 우승할지 모르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아직 26일까지 시간이 있으니, 한화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동기부여가 된다. 한화가 따라오면 쫓기는 건 LG다.
그래서인지 산전수전 다 겪은 '염갈량' 염 감독이 선수를 쳤다. 1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8승을 빨리 해야 하는데"라고 운을 띄웠다.
무슨 의미였을까. 염 감독은 "87승만 하면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고 전망했다. LG는 이날 KIA전을 앞두고 79승이었으니, 8승을 더하면 87승이 된다. 그러면 한화가 못 따라올 것이라는 얘기였다.
단순 승차로만 보면 가까운 것 같지만, 염 감독 말대로라면 한화가 기적을 연출해야 한다. 만약 LG가 남은 13경기에서 8승5패를 하면, 한화는 남은 경기 12승2패를 해야 한다. LG 전력이면 8승이 어려워보이지 않는데, 제 아무리 강한 한화라도 12승을 하는 건 너무 힘든 과제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가 13경기 5할 기준 플러스 3승은 충분히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독려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같은 상황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상황 인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염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자고 했다. 1년을 잘 버텼다. 올해 우리는 버티기 야구였다. 잘 넘어왔다. 마무리를 잘 해야 할 때다. 작은 실수가 문제를 일으킨다. 실수만 줄이면 충분히 8승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염 감독의 바람대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13일 LG는 KIA 타이거즈에 졌다. 한화는 키움 히어로즈를 꺾었다. 이제 양팀의 승차는 2.5경기로 줄어들었다. 야구는 모른다. 염 감독 말처럼 LG가 8승을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일이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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