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MBC가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31년 만에 폐지하고 새롭게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이 결정이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1주기에 맞물리며 유족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일으킨 분위기다.
MBC는 15일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정규직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신설한다"며 "기상·기후·환경 관련 전공자나 자격증 소지자, 관련 업계 5년 이상 경력자 등 전문 인력을 연말 또는 내년 초 일반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상기후 전문가는 날씨 예보는 물론 취재·출연·콘텐츠 제작까지 담당해 전문적인 기상·기후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개편 발표는 고 오요안나의 1주기에 겹쳤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졌고,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MBC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프리랜서 신분 탓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시민단체 '엔딩크레딧'과 '직장갑질119'는 서울 마포 상암 MBC 사옥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고 고인을 기렸다. 참가자들은 영정 앞에 헌화하며 안형준 MBC 사장의 대국민 사과와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고인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단식 농성을 이어가며 "MBC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딸을) 쓰고 버렸다"며 "제2의 오요안나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노동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족과 단체는 이번 제도 변경이 "고인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공채 경쟁에서 탈락하면 곧바로 해고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MBC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께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며 "민사소송 당사자 간 동의가 이뤄질 경우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재발 방지 대책과 조직문화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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