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다시 '6월의 악몽'이 시작된 것일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주전 중견수 이정후가 하필 가장 힘을 내줘야 할 시점에 부진에 빠졌다. 이정후는 최근 4경기에서 13타수 동안 안타를 치지 못하고 있다. 이전경기까지 치면 5경기에서 14타석 연속 무안타다. 그나마 삼진은 1개 밖에 당하지 않았지만, 좀처럼 힘이 실린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마치 지난 6월 최악의 슬럼프 시기를 연상케 하는 부진이다.
문제는 이런 부진이 가장 나오지 말아야 할 시기에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트시즌 희망을 거의 포기하고 있던 샌프란시스코는 8월말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뒤늦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노리는 입장이 됐다. 한때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순위경쟁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3위에 0.5경기차로 따라붙은 적도 있었다. 현재 3위인 뉴욕 메츠를 제치고 샌프란시스코가 가을행 티켓을 딸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런데 하필 이정후의 타격 슬럼프가 시작된 것과 발맞춰 샌프란시스코의 상승세도 사라지고 말았다.
이정후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가 공격의 선봉장으로 팀 타선의 물꼬를 터주길 기대했지만, 그런 바람은 4경기째 이뤄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샌프란시스코도 이날 1대8로 지며 3연패에 빠졌고, 메츠와의 격차도 다시 2경기로 벌어졌다. 오히려 샌프란시스코를 꺾고 3연승을 달성한 애리조나가 와일드카드 경쟁 4위로 올라와 메츠에 1.5경기로 따라붙은 상황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연패가 오로지 이정후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9월들어 뜨겁게 달아올랐던 이정후의 방망이가 지금은 너무나 차갑게 식어버렸다는 점이다. 팀 연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급기야 이정후에 대한 멜빈 감독의 기대치도 확 낮아진 듯 하다. 17일 애리조나 원정경기에서는 14타석 연속 무안타에 빠진 이정후를 8번 타순으로 내려보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타순을 크게 흔들었다. 3연패 탈출에 관한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타순이다.
샌프란시스코가 한창 상승세를 탈 때의 타순이 다시 등장했다. 엘리엇 라모스(좌익수)-라파엘 데버스(지명타자)-윌리 아다메스(유격수)-맷 채프먼(3루수)-윌머 플로레스(1루수)-케이스 슈미트(2루수)-헤라르 엔카나시온(우익수)-이정후(중견수)-앤드류 키즈너(포수) 순이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선발은 우완 트리스탄 벡이다. 올시즌 26경기에서 불펜으로만 뛰며 1승무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한 투수다. 오프너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후를 필두로 한 샌프란시스코 타선이 무너트려야 할 애리조나 선발은 좌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즈다. 올 시즌 8승8패,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 중인데,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승을 거두며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이 무려 0.49(18⅓이닝 1자책점)에 달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연패 탈출이 그리 쉽지 않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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