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리그에서도 '월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팀이 나오게 되는 걸까.
최근 바이에른 뮌헨-LA FC 합작 조인트 벤처 'R&G(Red & Gold Football)'와 손잡은 제주 SK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는 이들과 유소년 육성 개발 철학 공유를 비롯해 유소년 훈련 및 대회 개최, 지도자-구단 간 운영 노하우 교류 등을 시행한다.
R&G의 중심은 뮌헨과 LA FC다. 뮌헨은 자타 공인 유럽리그 최강팀이자 125년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팀으로 세계 최고의 육성 시스템을 자랑한다.
2014년 창단해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한 LA FC는 제주보다 역사가 짧지만, '프로스포츠 왕국' 미국의 시스템 하에 움직이고 있는 팀이다. 이들은 제주에 앞서 라싱클럽 데 몬테비데오(우루과이), GSA(감비아), 엘리트스타스(세네갈), PSA(카메룬)와 협약을 맺은 상태다. 유럽-미주-아프리카에 이어 제주와의 협약으로 아시아까지 무대를 넓혔다.
2010년 이후 유소년 발굴과 육성은 세계 모든 클럽의 화두다. '세계구급 네트워크 구축'의 선봉에 섰던 건 맨체스터시티를 소유한 시티풋볼그룹이다. 2013년 설립된 시티풋볼그룹은 구단 소유 또는 지분 투자로 영향력을 넓혔다. 맨시티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영향력을 넓혔던 시티풋볼그룹은 뉴욕시티(미국), 멜버른시티(호주), 뭄바이시티(인도), EC바이아(브라질)를 인수해 타 대륙으로 영향력을 넓혔다.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 선전 신펑청(중국) 역시 지분 투자 형식으로 교류를 맺고 있다. 에너지음료 기업인 레드불 유한회사 역시 라이프치히(독일),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뉴욕 레드불스(미국), 오미야 아르디쟈(일본)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했으며,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을 글로벌 축구 총괄로 선임해 유소년 및 프로 운영을 책임지게 했다.
현재 K리그에서 해외의 문을 연 팀은 전북 현대 정도다. 올랭피크 리옹(프랑스), 베이징 궈안(중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PSV아인트호벤(네덜란드)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모기업 현대차그룹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부분. 이후 K리그에서 적극적인 해외 교류 물꼬를 튼 팀은 찾기 힘들었다.
일부 팀들이 해외 교류 제안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건 상의 어려움으로 결국 이뤄지지 못했던 사례도 있다. 제주는 이미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는 조인트 벤처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개별적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한 전북과는 차이가 있다.
뮌헨 구단의 유스 아카데미 총괄대표도 맡고 있는 자우어 R&G 대표이사는 "정우영, 이현주, 김민재를 영입할 때부터 이미 한국 선수들의 재능을 알고 있었다. 15년 전 구자철이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할 때부터 인연을 맺었고, 그를 통해 K리그 유소년 선수들의 상황을 파악했다"며 "제주와 함께 한국 유소년 선수들의 육성과 스카우트 과정을 협력할 것이다. 발굴한 선수들을 뮌헨과 LA FC로 초청해 훈련하는 게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창용 제주 대표이사는 "유소년 육성 인프라를 구축을 비롯해 국내 지도자들도 해외에서 배울 수 있게 하고, R&G 소속 지도자들이 방한해 국내 지도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K리그는 중고교 재학 중인 유스 선수와 준프로 계약을 맺고 프로 무대 데뷔를 거쳐 유럽으로 도전하는 시스템이 보편화 돼 있다. 다만 이 과정이 체계적인지에는 물음표가 뒤따랐던 게 사실. 제주가 육성 시스템과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는 R&G를 통로로 활용한다면 최근 추세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역량과 발전적인 움직임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어디까지나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 향후 제주의 행보를 주목해봐야 할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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