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우리까지 올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KBO는 17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신인드래프트를 진행했다.
1순위는 확실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혼돈의 연속이었다.
박석민 전 두산 베어스 코치 아들인 박준현으로 일찌감치 전체 1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최고 157㎞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미국 무대 도전과 KBO리그 지명을 두고 고민을 이어왔다.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총액 200만달러(약 27억원)의 계약 제시를 받기도 했지만, 박준현의 선택은 KBO리그였다.
박준현이 한국 잔류를 택하면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키움도 수월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일찌감치 만장일치로 박준현을 선택했다.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가진 NC 다이노스의 지명부터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양우진(경기항공고) 김민준(대구고) 등이 박준현과 함께 '빅3'로 꼽혔다. NC의 선택은 유신고 내야수 신재인. 거포로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신재인은 유신고 선배 최정(SSG)처럼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에는 26경기에 나와 타율 3할3푼7리 4홈런 30타점 13도루 OPS(장타율+출루율) 1.050로 호타준족의 모습을 보여줬다.
한화 이글스 역시 '파격 지명'을 했다. 유신고 외야수 오재원을 호명했다. 유신고 외야수 오재원은 올해 26경기에서 타율 4할4푼2리 1홈런 32도루 OPS 1.199의 성적을 남겼다.
4순위 롯데 자이언츠의 선택은 동산고 투수 신동건. 5순위 SSG 랜더스가 대구고 투수 김민준을 호명했다.
KT 위즈는 전주고 박지훈을 지명한 가운데 두산이 또 한 번 장내를 술렁이게 했다. 마산용마고 외야수 김주오의 이름을 불렀다. 김주오는 올해 타율 3할8푼5리 6홈런 12도루 OPS 1.141 기록한 호타준족 외야수다.
최고 153㎞를 던지며 3순위 이내 지명이 유력했던 양우진은 8순위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팔꿈치 미세 피로골절 여파에 순번이 밀렸다. 그러나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풍부한 만큼, 차명석 LG 단장은 "운이 좋은 거 같다. 이 선수가 저희까지 올 거라고 생각 못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9순위 삼성은 서울고 투수 이호범을 지명했고, 지난해 조상우 트레이드로 KIA로부터 1순위 지명권을 받은 키움은 전주고 내야수 박한결을 호명했다.
한편, 배재고 졸업 후 미지명으로 미국으로 떠났던 탬파베이 레이스 출신 신우열은 두산에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또한 트라이아웃에서 공을 던지지 못했지만 미국 무대에서 150㎞ 중반의 공을 던졌던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출신 조재우는 5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박준현은 "야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전체 1순위가 목표였다. 그 목표를 이루게 해주신 키움 관계자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항상 뒷바라지 해주시면서 큰 힘이 되었던 부모님 정말 감사드린다"며 오늘을 있게 해준 지도자의 이름을 한 명씩 불렀다. 아울러 친구들에게도 한 마디를 전했다. 박준현은 "마지막으로 같이 3년 동안 함께 운동을 한 친구들이 프로 지명이 됐으면 좋겠다. 만약에 안 되더라도 2년이 됐든 3년이 됐든 같이 야구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자리에는 박준현이 아버지인 박석민 전 두산 코치도 함께 했다. 아들의 지명 소식에 박 코치는 눈물을 쏟았다. 박준현은 "아버지 우는 모습을 잘 못 봤다"고 이야기했다. 박 코치는 "울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왔는데 막상 서니까 눈물이 난다. 준현이가 야구인2세로 산다는 게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많았을 거다. 잘 성장해줘서 부모로서 감사하고, 자랑스럽다"라며 "(박)준현이에게 해주는 말이 있는데 프로가 호락호락하지 않는다는 거다. 지도 잘 받고 겸손하라고 해주는데 더 노력해서 키움의 좋은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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