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이병헌이 박찬욱 감독과의 첫 만남 당시를 회상했다.
이병헌은 19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서 "박찬욱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 '이 감독님과는 작품을 안 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라고 했다.
2021년 신설된 액터스 하우스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동시대 대표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관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산국제영화제만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이병헌, 손예진, 니노미야 카즈나리, 김유정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과 '공동경비구역 JSA', '쓰리, 몬스터'에 이어 '어쩔수가없다'로 재회해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는 박 감독과 함께한 첫 번째 작품 '공동경비구역 JSA'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에 돈을 버는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6개월간 공익 근무를 했다. 지금은 그 제도가 다 없어졌고, 제가 마지막 세대였다"며 "소집해제 하기 직전에 '공동경비구역JSA' 대본을 받고, 바로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소집해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감독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제가 영화를 두 편을 말아먹고, 세 번째 영화 '그들만의 세상' 기술시사가 있던 날이었다. 영화를 한참 보고 있는데, 갑자기 조감독님이 들어오시더니 어떤 감독님이 절 기다리신다고 하더라. 영화가 끝나자마자 제가 나갔는데,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의 한 분이 시나리오 봉투를 들고 서 계셨다. '이병헌 배우와 작품을 함께 하고 싶으니 잘 봐달라'면서 봉투를 전달했다. 제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원래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한다(웃음). 감독님의 인상이 별로 안 좋았다. 당시 별의별 생각을 다하면서 '이분과는 작업을 안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근데 그분이 영화 한 편을 말아먹은 박 감독님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만 해도 충무로에서는 신인 감독이 영화 한 편만 잘 못되어도 더 이상 투자를 받지 못했다. 배우도 두 편 이상의 작품이 잘 안 됐을 경우 섭외가 안 온다. '저 배우가 오면 우리도 망한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저희 둘 다 다음 작품을 하는 게 기적 같았다. 망한 감독과 망한 배우가 만나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함께 한 번 으?X으?X 하면서 찍자고 했던 작품이 바로 '공동경비구역 JSA'였다"고 말했다.
한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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