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은퇴를 선언한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정규시즌 커리어 마지막 등판을 순조롭게 마쳤다.
커쇼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진행 중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4⅓이닝 동안 4안타와 4볼넷을 내주고 2실점한 뒤 1-2로 뒤진 5회 1사후 마운드를 내려갔다.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투구수는 91개였고, 직구 구속은 최고 90.2마일, 평균 89.1마일을 나타냈다.
경기 시작과 함께 1회초 마운드에 오른 커쇼는 양팀 선수들과 5만여 홈팬들의 기립박수에 손을 들어 답한 뒤 금세 경기에 집중하자는 제스처를 보냈다.
그러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선두 우타자 엘리엇 라모스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투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85.9마일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대포를 얻어맞았다. 좀더 낮은 코스로 유인했어야 하지만 한복판으로 떨어지는 실투였다. 비거리가 431피트.
이어 윌리 아다메스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커쇼는 라파엘 데버스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맷 채프먼을 땅볼로 유도했지만, 3루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잡았다 놓치는 실책을 범해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커쇼는 윌머 플로레스를 71마일 커브로 헛스윙 삼진, 케이시 슈미트를 우익수 플라이로 각각 잡고 이닝을 마쳤다.
2회에도 불안한 피칭이 계속됐다. 선두 예라르 엔카나시온을 볼넷으로 내보낸 커쇼는 패트릭 베일리를 삼진으로 잡은 뒤 드류 길버트에 또 볼넷을 허용해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라모스와 아다메스를 연달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다저스가 2회말 미구엘 로하스의 홈런으로 1-1 동점을 만든 가운데 커쇼는 3회 다시 한 점을 줬다. 선두 데버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한 커쇼는 채프먼에게 중월 2루타를 내준 뒤 플로레스에게 중전적시타를 맞고 2-1로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이어 슈미트에게 9구 끝에 볼넷을 내준 커쇼는 엔카나시온을 89.8마일 한가운데 직구로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에는 선두 베일리에게 우중간 안타를 내준 뒤 길버트를 2루수 플라이, 라모스를 중견수 뜬공, 아다메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아다메스를 상대로는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86.3마일 슬라이더를 낮게 떨궈 헛스윙을 유도했다.
1-2로 뒤진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커쇼는 선두 좌타자 데버스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89마일(143.2㎞) 낮은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잠재웠다. 그리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갔다. 교체 타이밍. 동료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마운드를 내려간 커쇼는 팬들의 커튼콜에 답례했고, 이를 지켜보던 아내 엘렌은 눈물을 흘렸다.
커쇼는 전날 샌프란시스코전을 앞두고 공식적으로 은퇴를 알렸다. 은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제는 그만두려 한다. 은퇴한다. 그동안 얘기를 많이 나눴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지금이 딱 그만둘 때"라며 "올해는 참 즐거운 시즌이었다. 동료들과 굉장한 시즌을 보냈다. 이보다 더 좋은 시즌은 생각할 수 없다. 앞으로 한 달 동안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가 이긴다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난 누구에게도 폐가 되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이로써 커쇼는 메이저리그 마지막 시즌을 21경기, 106⅓이닝, 평균자책점 3.55로 마감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페넌트레이스 18시즌 통산 453경기에서 2849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54, 3045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