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굉장한 용기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은퇴를 결심한 우완 강속구 투수 홍원빈의 앞날을 응원했다.
홍원빈은 이달 들어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원빈은 덕수고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KIA에 입단한 상위 유망주였다. 키 195㎝, 몸무게 101㎏으로 신체 조건도 빼어나고 직구 최고 구속은 154㎞까지 나오니 구단의 기대감이 컸다. 올해 나이 25살인 만큼 포기는 조금 이른 감이 있기도 했다.
문제는 제구였다. 공은 빠른데 영점이 안 잡히니 1군에서 기회를 주기가 어려웠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퓨처스리그 통산 59경기에 등판해 4사구 145개를 기록했다. 삼진은 64개였다. 지난해까지 한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결정적 이유다. 2군 통산 평균자책점은 10.86(95⅓이닝 115자책점)에 이른다.
하지만 홍원빈의 은퇴 의지가 워낙 확고했다. 구단은 어떻게든 잡아보려 했으나 결국 선수의 뜻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KIA 관계자는 "최근에 결정했다. 워낙 성실한 선수라 구단에서도 몇 번을 만류했는데, 선수도 그렇고 선수 부모님도 그렇고 스포츠 관련 공부를 해외에서 하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프로 선수로 성공은 못했지만, 홍원빈 개인의 인생에 주목하면 큰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프로 7년차인 올해도 리그 규정에 따른 최저연봉인 3000만원을 받았다. 삶의 질을 고려했을 때도 지금의 결단이 더 이득일 수 있다.
이 감독은 "(홍원빈과)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구단을 통해 (은퇴한다고) 이야기한 것 같더라. 스포츠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해서 몇 번 만류를 한 것 같은데,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오랫동안 야구했던 것을 포기하고 다른 도전을 또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외국에 가서 공부하고 그럴 수 있다는 것이 굉장한 용기다. 야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스포츠학과 교수나 이런 쪽으로도 갈 수 있다. 본인이 잘 공부해서 좋은 스포츠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응원했다.
그래도 홍원빈은 올해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쏟아붓고 유니폼을 벗었다. 비시즌에 사비를 들여 미국 단기 연수를 다녀온 게 시작이었다. 1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는데도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미국행을 택했다.
유학 효과 덕분에 홍원빈은 올해 드디어 꿈에 그리던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지난 5월 30일 1군에 등록됐고, 지난 6월 3일 두산 베어스전에 데뷔해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6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한번 더 기회를 받았는데 ⅔이닝 1안타 3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홍원빈의 1군 커리어는 2경기로 막을 내렸다.
홍원빈은 지난달까지는 퓨처스리그 경기에 꾸준히 나서며 1군 등록 기회를 노렸다. 올 시즌 성적은 28경기, 3승3패, 6세이브, 1홀드, 23⅔이닝, 평균자책점 5.70. 제구 문제가 끝내 발목을 잡았고, 홍원빈은 제2의 인생을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고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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