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느낌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올 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는 '날벼락' 소식을 들었다. 지난 5월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9회말 수비 때 1루수와 충돌하면서 무릎을 다쳤다. 2023년과 2024년 2시즌 연속 출루율 1위를 올랐던 리드오프의 이탈. LG로서는 한 시즌 구상이 틀어질 수밖에 없는 초대형 악재였다.
관절 미세 골절 판정을 받은 홍창기는 수술을 했다.
시즌 아웃이 유력했지만, 홍창기는 놀라운 회복 속도를 보여줬다. 9월1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되면서 포스트시즌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돌아온 홍창기는 날카로운 타격감으로 답했다. 첫 경기였던 KIA전에서 안타를 쳤고, 복귀 후 10경기에서 타율 4할4푼8리로 미친 타격감을 뽐냈다. 지난 27일 한화전에서는 4안타. 도루까지 성공했다. 26일에는 류현진을 상대로 2안타, 27일에는 문동주를 상대로 2안타를 쳤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한화인 만큼, 홍창기의 안타는 더욱 값졌다. 동시에 부상 이후 첫 수비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홍창기는 "언제 복귀하게 될 지 몰랐기 때문에 돌아오게 되면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더 경기를 생각하고 준비를 많이 했던 거 같다. 빠른 공도 많이 보고, 기계 공도 많이 보면서 조금 준비를 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수비를 자청하고 나간 부분에 대해서는 "수비 연습을 계속 했을 때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잡을 때와 뛰어갔을 때 모습이 괜찮다고 느껴졌다. 수비는 나가면 좋은 거다. (김)현수 형도 쉴 수 있고, (문)성주도 쉬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니 나갈 수 있으면 나간다고 했다"고 했다.
다행히 감은 나쁘지 않았다. 홍창기는 "확실히 오랜만에 나가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건 있었다. 오랜만에 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았고, 재미있었다"고 했다.
다만, "불안감은 살짝 있다. 아직 어려운 타구가 많이 와서 경기를 하면서 대비해야할 거 같다. 특히 턴 동작에서 불안감이 있어서 그 부분만 주의하면 괜찮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비 과정에서 2루수 신민재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부상 악몽이 떠오를 수 있는 순간. 홍창기는 "콜을 했는데 (신)민재가 안 들렸다고 하더라. 다쳤을 때 느낌이 나서 피했다"고 했다. 홍창기가 마지막 순간 신민재에게 포구를 양보하면서 충돌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실전 감각이 떨어진 홍창기의 빠른 공 대처 능력을 걱정했다. 그러나 문동주를 상대 2안타를 치면서 이마저도 기우로 마치게 했다. 홍창기는 "직구가 좋은 투수기 때문에 직구를 잘 치려고 했던 게 도움이 된 거 같다"라며 "(문동주와 류현진) 어려운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쳐서 좋다"고 했다.
홍창기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 LG는 신민재가 리드오프로 나왔다. 신민재는 올 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3할1푼4리 출루율 0.397로 완벽하게 자기 역할을 했다.
홍창기는 "민재는 원래 좋았다. 좋아진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복귀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민재가 컨택이 좋기 때문에 내가 출루를 한다면 연결을 더 잘해줄 거 같다"고 했다.
LG는 27일 경기를 승리하면서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사실상 우승에 다가간 상황. 홍창기는 남은 경기 과제에 대해 "수비를 좀 더 점검해야할 거 같다. 처음으로 수비를 나간 만큼, 긴 이닝을 하거나 어려운 타구도 처리나 송구도 해봐야할 거 같다"고 했다.
LG는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도전한다. 홍창기의 가세는 정규시즌 우승 뿐 아니라 가을야구에서도 큰 힘이 될 전망. 홍창기는 "내가 잘해야한다는 그런 생각은 없다. 그렇게 하면 더 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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