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나 싶다. LG가 매직넘버 '1'을 줄이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LG는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0대6으로 완패했다. LG는 홈관중들 앞에서 1위 확정 축포를 터트리는 꿈을 꿨지만, 두산이 외국인 원투펀치 콜어빈과 잭로그를 모두 기용하는 총력전을 펼치며 팀 완봉승을 거뒀다.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LG는 무기력하게 2위 한화 이글스의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LG의 바람과 달리 롯데는 한화를 제압하지 못했다. 한화는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대0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2연승을 달린 한화는 LG의 매직넘버 소멸을 극적으로 막았다.
남은 시즌 LG는 1경기, 한화는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LG는 1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자력으로 1위를 확정한다. 한화는 2경기를 모두 이기고, LG가 남은 1경기마저 져야 1.5경기차를 없앨 수 있다. 이 경우 85승3무56패로 두 팀의 승률이 같아 타이브레이크가 열리게 된다.
지난 2021년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가 사상 최초 1위 결정전을 치렀고, KT가 1대0으로 이겨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했다. 그해 KT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2019년 1위 확률 100%를 놓친 트라우마가 있다. 당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사령탑이었다. SK는 시즌 80승(1무44패)을 선점하며 정규시즌 1위 확률 100%를 확보했다. 1999년과 2000년 양대리그를 제외하고 80승을 선점한 15팀 모두 정규 시즌 1위에 올랐다.
SK는 역대 최초 실패 사례로 남았다. SK는 80승 이후 치른 19경기에서 8승11패에 그쳤다. 그사이 두산 베어스가 13승7패1무를 기록하며 SK가 80승을 선점할 당시 4.5경기차 뒤진 열세를 극복했다. 두 팀 모두 88승55패1무로 정규시즌을 마쳤는데, 당시 규정상 상대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선 두산이 대역전 1위를 차지했다.
SK는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3전 전패에 그쳐 결국 3위로 시즌을 마쳤고, 두산은 키움에 4전 전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두 팀의 엇갈린 희비는 가을까지 쭉 이어졌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 1위를 놓치면 팀 분위기가 얼마나 최악으로 치닫는지 2019년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1일 잠실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시즌 최종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다만 NC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NC는 최근 7연승을 질주하며 KT 위즈를 6위로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섰다. NC와 KT 모두 정규시즌 2경기를 남겨둔 상황. NC도 LG와 마찬가지로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 5강을 확정하고자 하는 의지가 대단하다.
한화는 2019년 두산처럼 기적적으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하면 1999년 이후 구단 역대 2번째 우승에 더 가까워진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만년 2위' 감독이라는 수식어도 뗄 수 있다.
한화는 1일 SSG, 3일 KT와 2경기가 남아 있다. SSG는 이미 3위를 확정해 더 힘을 뺄 이유가 없고, 5위로 올라서기 위해 사력을 다할 KT가 마지막 변수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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