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올시즌을 시작하면서 성적과 함께 성장을 해야한다고 했다. 우승을 향한 길에 주전들의 뒤를 확실하게 받쳐주는 주전급 백업 요원을 키워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2023년 29년만에 우승을 차지하고 지난해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쉬운 3위. 2위를 달리면서 1위 KIA와 승부를 펼쳤지만 시즌 후반엔 하락세를 타면서 삼성에게 2위 자리까지 내주고 말았다. 이유는 주전과 백업의 실력 차에 있었다.
백업들이 주전들의 실력과 큰 차이를 보이다보니 결국 주전들의 출전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시즌 후반 주전들의 체력 저하로 이어지고 말았다.
올시즌에는 주전들의 체력을 시즌 끝까지 유지시키기 위해 백업 선수들을 잘 키웠고,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성적과 성장의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염 감독이 초반에 심혈을 기울였던 유망주들은 구본혁을 비롯, 이영빈 송찬의 문정빈 등이었다. 그러나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좋은 수비력을 가진 구본혁을 제외하곤 모두 1군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오히려 구본혁이 신민재와 오지환 부진 공백을 메워주면서 주전급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엔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다가 중반 이후 체력 저하로 타격에서 내리막을 탔던 구본혁은 올해는 반대로 초반엔 타격이 좋지 못했지만 갈수록 좋아져 시즌 막판엔 활용 폭을 넓히기 위해 외야수로 기용되기까지 했다.지난해 타율이 2할5푼7리(339타수 87안타)였던 구본혁은 올해는 타율2할8푼6리(343타수 98안타)로 정확도가 높아졌다.
포수 박동원의 백업으로는 이주헌이 나섰다. 초반엔 송승기와 호흡을 맞췄고, 중반부터는 손주영까지 파트너가 돼 박동원을 도왔다. 이주헌은 올시즌 76경기서 타율 2할1푼9리(128타수 28안타)를 기록하면서 박동원에게 숨 쉴 틈을 줬다.
시즌 초반 송찬의가 외야 백업 멤버로 나섰다면 후반기엔 신인 박관우와 천성호가 기회를 얻었다. 고졸 신인 박관우는 당찬 타격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38경기서 타율 2할6푼4리(53타수 14안타) 2홈런 13타점. KT와의 트레이드로 데려온 천성호도 LG에 와서는 55경기에서 타율 2할5푼5리(106타수 27안타) 1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최원영은 경기 후반 대주자와 대수비로 주전들을 쉬게 해줬다. 무려 119경기에 나가 오스틴(117경기)보다도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2할8푼2리(103타수 29안타)로 타격 성적도 좋았다.
마운드에선 명암이 엇갈렸다. 5선발 송승기와 불펜 김영우가 착실하게 성장해 팀의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반면, 염 감독이 기회를 줬던 여러 선수들은 올시즌에도 기복을 보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송승기는 지난해 상무에서 퓨처스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 돌아와 곧바로 5선발 자리를 꿰찼다. 염 감독은 5선발을 경쟁없이 송승기를 낙점했고, 송승기는 스프링캠프부터 착실하게 선발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6월까지 15경기서 8승(4패)을 거두면서 최고의 5선발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 했다. 후반기엔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끝까지 완주한 송승기는 규정이닝을 채우며 11승6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김영우는 올해 1라운드 10순위로 LG에 왔다. 최고 156㎞의 빠른 공을 뿌리는 신인으로 염 감독이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1군에서 기본기부터 가르치며 키워냈다. 신인이기 때문에 기본기와 체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공을 들였고, 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추격조에 배치했다. 슬라이더를 확실한 무기로 장착하며 확실한 경쟁력이 생기자 후반기부터 필승조로 올라섰고, 어느새 김진성과 함께 셋업맨으로 팀 우승에 보탬이 됐다. 김진성(76경기)에 이어 팀내 두번째로 많은 66경기에 등판, 3승2패 1세이브 7홀드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2.40으로 매우 안정적인 기록을 남겼다. 60이닝을 던지며 56개의 삼진을 잡았고, 볼넷은 30개로 입단 때 지적받았던 제구 문제를 확실히 해결한 모습을 보였다.
베테랑들의 좋은 활약에 젊은 선수들의 뒷받침이 더해지면서 LG는 더 강해졌다. 홍창기가 무릎 부상으로 4개월간 이탈했지만 그 외엔 큰 부상은 거의 없이 주전들이 풀타임을 뛰면서 안정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염 감독과 코칭스태프, 트레이닝 파트 간 좋은 호흡으로 합작해낸 결과물이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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