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피홈런이 이어진다.
시카고 컵스의 좌완 이마나가 쇼타(32)의 기록을 살펴보면 피홈런이 눈에 띈다. 올 시즌 25경기에 등판해 피홈런 31개를 기록했다. 총 144⅔이닝을 던졌으니 대략 4⅔이닝당 1개꼴이다. 피안타 117개 중 26.5%가 홈런이다. 내셔널리그 피홈런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해 함께 메이저리그로 온 야마모토 요시노부(27·LA 다저스)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야마모토는 30경기, 173⅔이닝 동안 피홈런이 14개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는 14경기, 47이닝을 던지면서 홈런 3개를 맞았다.
시즌 내내 피홈런이 이마나가를 괴롭혔다. 그는 9월 26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메츠전에서 5⅔이닝 8실점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2홈런을 포함해 9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 같은 경기였다.
포스트시즌에도 부진이 이어진다. 지난 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홈런으로 2실점했다. 2회 구원 등판해 5회 2사후 매니 마차도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맞았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들어간 시속 135km 스플리터가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 경기에서 컵스는 0대3 영봉패를 당했다.
7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 이마나가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1회초 컵스 타선이 3점을 뽑았다. 4번-우익수로 나선 스즈키 세이야가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마나가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줬다.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또 홈런이 이마나가의 발목을 잡았다. 3-0으로 앞선 1회말, 1~2번을 기분 좋게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후 연타를 맞았다. 2사 1,2루에서 5번 앤드류 본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서 몸쪽 슬라이더가 동점타가 됐다. 3-3. 정규시즌부터 11경기 연속 피홈런.
2회를 삼자범퇴로 막고 3회 1~2번을 범타로 처리했다. 이번에도 밀워키 중심타선에 막혔다. 3번 윌리엄 콘트라레스가 이마나가 던진 시속 145km 몸쪽 직구를 때려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렸다. 이어 4번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우전안타를 내주고 교체됐다. 2⅔이닝 5안타 4실점. 컵스는 7대3으로 졌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이마나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3점 리드로 시작한 경기를 망쳐 좌절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피홈런에 대해 "경기 전에 투수코치와 대책을 상의하고 올라간다. 좋은 공도, 실투도 맞는다. 스트라이크존에 던지는 게 조금 무서워진다. 자신감을 기를 필요가 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온다면 신뢰 회복을 위해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했다.
크레이크 카운셀 감독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홈런 2~3개를 허용하면 이길 수 없다. 1회초 3점을 뽑은 후 잘 막았다면 전혀 다른 경기가 됐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마나가에 대한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홈런이 이마나가의 왼쪽 어깨를 짓누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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