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캡틴' 손흥민(LA FC)이 마침내 한국축구의 진정한 전설이 됐다.
손흥민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은 그의 137번째 A매치였다. '레전드'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 홍명보 현 감독을 뛰어넘어, 한국 남자 선수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단독 1위에 올랐다. 차 감독이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후 39년간 깨지지 않던 기록이 손흥민에 의해 새로 쓰였다.
손흥민은 2010년 12월24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김보경 대신 그라운드를 밟으며 A매치에 데뷔했다. 전설의 시작이었다. 15년간 쉼없이 달렸다. 그 사이 세번의 월드컵과 네번의 아시안컵을 소화했다. 단 한 경기에 나서더라도 주저없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왕복 비행시간만 30시간, 이동거리는 2만㎞에 달했지만, 불평을 늘어놓는 법이 없었다. 박지성 기성용 등 유럽파들이 힘겨운 스케줄에 따른 부상으로 대표팀 조기 은퇴를 선언했지만, 탁난 체력과 근육, 남다른 성실함, 그리고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으로 모든 핸디캡을 극복해냈다.
. 엄청난 기록이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매년 9회 정도의 A매치를 소화한 셈이다. 해외에서만 뛰면서 만들어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독일 함부르크를 통해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손흥민은 이후 독일 레버쿠젠,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뛰었다. 홍 감독 역시 "손흥민은 항상 장거리 여행이 많았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와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 시차가 다르다. 나와 경기수는 같지만 차이가 난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손흥민은 부상만 없다면, 늘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에게 대표팀은 가장 큰 영광이자 명예였다. 브라질전이 그 결실이었다.
손흥민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15년 동안 꾸준히 할 수 있었던,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홍 감독님도 그렇고 차 감독님도 대표팀이란 자리를 더 영광스럽게 만들어주셨다. 태극마크의 의미를 더 잘 받아들이고 성장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5년 동안 함께한 동료, 많은 축구인께도 감사하다. 좋아하는 일 하면서 역사 쓸 수 있는 것에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브라질전 출전한다면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 결과도 가지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15년간 한국축구의 간판이었다. 그는 고비마다 한국축구를 구하는 득점포를 쏘아올렸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독일을 무너뜨리는 쐐기골을 폭발시켰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는 안와골절이라는 부상을 딛고, 대한민국을 세번째 월드컵 16강으로 이끌었다. 2018년부터 주장 완장을 단 손흥민은 '최장수 캡틴'이라는 새로운 기록까지 세웠다. 수많은 감독들과 신성들이 대표팀을 오갔지만, 손흥민은 변함없이 대표팀을 지켰다. 그는 이 기간 동안 A매치 53골을 쏘아올렸다. 차 감독이 갖고 있는 A매치 최다골(58골)도 가시권에 뒀다. 한국축구는 여전히 손흥민의 시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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