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어느 한 부분의 문제 아냐, 모든 부분에서 발전해야 해."
'골든보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은 고개를 숙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A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0대5로 대패했다. 한국은 에스테방(첼시)과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의 연속 멀티골,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의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9월 미국 원정에서 미국(2대0 승)과 멕시코(2대2 무)를 상대로 선전했던 홍명보호는 '세계 최강'의 벽을 여실히 느꼈다. 호평을 받았던 스리백은 브라질의 화려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뚫렸고, 공격진의 날카로운 역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답답한 경기 속 한줄기 희망은 이강인이었다. 한수위의 브라질을 상대로도 꿀리지 않았다. 3-4-2-1 포메이션의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강인은 시종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볼을 간수하고, 1대1로 맞서는 선수는 이강인이 유일했다. 특유의 탈압박 능력은 브라질 선수 못지 않았다. 이강인은 중앙을 오가며 공격의 활로를 모색했다. 이강인의 발끝에서 나온 롱패스는 한?堧 몇안되는 공격루트였다.
수비도 적극적이었다. 설영우(즈베즈다)와 조유민(샤르자)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호드리구, 두 레알 마드리드 듀오의 현란한 플레이에 흔들리자, 이강인은 아래까지 내려가 상대 공격을 막았다. 이강인은 전반 가장 많은 지상 경합을 성공시켰다.
후반에도 이강인은 상대의 거친 견제를 넘어 어떻게든 기회를 만드려고 했다. 동료들의 지원이 아쉬웠다. 이강인은 후반 중반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공격 가담을 요구하는 등 시종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강인은 후반 36분 이동경(김천)과 교체돼 나왔다. 고군분투한 "이강인"의 이름이 울려퍼졌다.
경기 후 만난 이강인은 대패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믹스트존에서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이강인은 "어려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했는데 큰 점수 차로 져서 죄송하다"며 "비도 많이 오고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많은 축구 팬들이 찾아와주셨다.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과 만난 적이 있는 이강인은 "브라질은 항상 강팀이다. 브라질 뿐만 아니라 월드컵에 가면 다 강팀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경기들이 우리한테 도움이 많이 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 월드컵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았는데, 나도 선수들도 이런 경기에서 어떻게 잘 대처해야 될지, 어떻게 해야 세계 최강팀을 상대로 경쟁력 있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모든 부분에서 발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경기의 가장 큰 문제점을 꼽아달라하자, 이강인은 고민하며 "어떤 부분의 문제가 아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월드컵 가서도 똑같은 강팀과 붙을 거다. 결과를 잘 내야 하는 부분이다. 팬분들께서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경기장에 울렸던 야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잘못하면 비난받는 거고, 잘하면 칭찬을 받는거다"라며 "선수로서는 강팀이라도 이렇게 큰 점수 차로 지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경기가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많은 팬들이 경기를 보면서 더 기대할 수 있고, 응원해주실 수 있도록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선수들도 그렇고 코칭스태프도 그렇고 더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진짜 많이 노력해야 될 거 같다"고 덧붙였다.
홍명보호는 14일 파라과이를 상대한다. 이강인은 "방금 경기가 끝나서 다음 경기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며 "그저 좋은 플레이로 팀에 도움이 되는 경기, 승리하는 경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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