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3세 유망주 타자가 그 어려운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쳤는데, 감독은 더 냉정했다. 더 잘하라는 애정의 채찔질이다.
SSG 랜더스 고명준이 '가을 거포'로 떠올랐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서고 있는 그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1,2차전 모두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9일 1차전에서 6회까지 무득점으로 꽁꽁 틀어막혀있던 팀 타선을, 7회말 투런 홈런으로 깨운 고명준은 2차전에서도 필요할때 홈런을 쳤다. 0-0이던 2회말 삼성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초구 체인지업을 통타해 랜더스필드 정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대형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후 타석에서 안타는 없었지만, 어차피 가을야구에서는 타율보다 한 방이 더 중요하다.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활발하지 못한 와중에 고명준의 2연속 홈런은 희망이 됐다.
고명준은 경기 후 "경기 전부터 강병식 코치님이랑 대화를 하면서 준비를 했다. 코치님이 저번 경기에서도 좀 높게 보고 있으라고 하셨는데, 과감하게 초구부터 나간다는 생각이었다. 마침 운 좋게 잘 맞아서 타구가 잘 나왔다"며 기뻐했다. 고명준은 "확실히 양팀 응원도 정규 시즌보다 더 빵빵하고, 소리가 크다. 긴장은 안되는데 저도 모르게 심장이 막 뛰면서 약간 업되는 느낌이 있다"며 미소지었다. 비록 결승타는 아니었지만, 김성욱의 끝내기 홈런으로 2차전을 이기면서 그 역시 신이 났다.
시즌 전 이숭용 감독과 '30홈런 달성'을 두고 선물을 건 내기를 했다. 최소 20홈런은 넘겨야 고명준이 웃을 수 있다. 그는 정규 시즌에 홈런 17개를 쳐서 기대치에는 모자랐지만, 포스트시즌에서 2개를 더 했다. 이숭용 감독은 "아직 그건 생각을 못해봤다"면서도 기분 좋게 웃었다.
이숭용 감독은 2차전이 끝난 후, 고명준의 2경기 연속 홈런에도 애정이 담긴 쓴소리를 했다. 이 감독은 "타격코치랑 1대1 맞춤 레슨을 하면서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많이 잡았다. 주자가 있을 때는 노스텝으로 치면서 밸런스를 찾은 것 같다. 점점 좋아지게 보인다"면서도 "오늘 홈런 친 이후 그림은 별로 좋지 않았다. 제가 명준이에게 조금 박하다고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제가 본 명준이는 정말 많은 걸 갖고 있다. 30개 이상 때릴 수 있다. 본인이 욕심 내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사랑의 잔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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