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경험인데, 조금 비싸게 얻은 경험이죠."
김서현(21·한화 이글스)이 지난 13일 국군체육부대(상무)와의 경기를 마치고 시즌 마지막 등판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21세에 맡게 된 마무리투수 보직. 69경기에 출전한 그는 2승4패 3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14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마지막 등판에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지난 1일. 김서현은 인천 SSG전에서 5-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정규시즌을 2경기 남겨둔 가운데 한화는 잔여경기 전승을 거둔다면 LG 트윈스와 '1위 결정전'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었다. 2아웃까지는 잘 잡았지만, 투런포 두 방을 맞아 끝내기 패배를 허용했고, 결국 한화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김서현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뒤 김서현은 눈물을 쏟았다. 배짱 가득한 피칭을 펼치며 리그 세이브 2위에 올랐던 그였지만, 아직 21세의 어린 선수. 팀동료를 향한 미안함, 1위 가능성을 제 손으로 날렸다는 죄책감이 공존했다.
'경험'이라는 말에 김서현은 "조금 비싸게 얻은 경험인 거 같다. 포스트시즌이 아니라 다행일 수 있지만, 중요했던 시기라 그냥 많이 아까웠던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 시즌 뒷문을 누구보다 잘 막아준 걸 아는 동료들은 위로의 말을 건넸다. 김서현도 상처를 딛고 조금씩 일어설 수 있었다. 김서현은 "경기를 마치고 좋은 이야기 많이 들었다. 어떤 조언 고를 거 없이 다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그 다음날부터는 내가 알아서 해야하는 부분이다. 이틀 내에 빨리 지우려고 했다. 빨리 잊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장난식으로 한 두 번씩 (이야기를) 꺼내보면서 그렇게라도 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화는 17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김서현도 마냥 아픔에 빠져있을 시간이 없었다.
지난 12일과 14일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김서현은 1이닝을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플레이오프 점검을 마쳤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마지막에 아쉬운 경험을 했지만, (김)서현이가 처음 마무리투수를 했고, 이전에 이렇게 많은 이닝을 던져본 적도 없었다"며 "아프지 않은 게 다행이고, 스스로 이겨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김서현도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움을 털겠다고 다짐했다. 김서현은 "잘해야 한다는 생각말고는 없다. 솔직히 계속 생각해봤는데 최대한 잘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라며 "정규시즌 때도 마지막에 아쉬운 게 있었다.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은 거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서현은 이어 "다른 팀 하는 것도 보고 있는데, 확실히 정규시즌과는 분위기가 다른 거 같다.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지만, 긴장감도 있다"며 첫 가을야구 무대를 향한 설렘을 이야기 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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