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최근 두 차례 오프시즌 동안 '옵트아웃이 포함된 2~3년 계약'을 했던 대형 야수들이 속속 FA를 선언하고 있다. 'FA 재수'가 나름 성공적이라는 자체 판단이다.
이번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이다.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15일(한국시각)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브레그먼이 보스턴과의 현행 계약을 해지할 예정이다. 올해 보스턴에서 좋은 첫 시즌을 보낸 브레그먼을 놓고 1~2개 구단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 구단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그러나 보스턴도 여전히 브레그먼에 어울린다'고 보도했다.
브레그먼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9년을 뛴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떠나 3년 1억2000만달러에 보스턴과 FA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첫 시즌 또는 두 번째 시즌을 마치면 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권리를 부여받았다. 그는 올해 3500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뛰었는데, 2026년과 2027년 연봉은 각 4000만달러다.
브레그먼은 올시즌 부상 때문에 전반기 두 달 가까이 뛰지 못했다. 타격감을 한창 유지하던 5월 24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5회 안타를 치고 달려나가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을 다치면서 부상자 명단(IL)에 올라 48일 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7월 12일 복귀했지만, 기량은 오히려 쇠퇴했다.
그는 올시즌 1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3(433타수 118안타), 18홈런, 62타점, 64득점, OPS 0.821을 마크했다. 부상 이전에는 51경기에서 타율 0.299, 11홈런, 36타점, OPS 0.938을 쳤는데, 복귀 후에는 63경기에서 타율 0.250, 7홈런, 27타점, OPS 0.727에 그쳤다.
이 때문에 그가 남은 계약 2년간 8000만달러를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간다는 소식은 비상한 관심을 끈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전략이라고 봐야 한다. 대형 3루수를 찾는 빅마켓 구단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 대해 MLB.com은 '허벅지 근육 부상 때문에 두 달 가까이 빠졌지만, 브레그먼은 AL 동부지구에서 분명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슬래시 라인 0.273/0.360/0.462, 18홈런, 62타점을 올렸고, 7년 만에 올스타에도 뽑혔다'며 '그의 커리어를 감안하면 다른 팀으로 옮길 수도 있지만, 보스턴에 잔류한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의 리더십도 보스턴에서 인정을 받는다. 특히 후반기 보스턴 라인업의 주축으로 떠오른 젊은 내야수들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게다가 보스턴은 지난 6월 포지션 이동 문제로 갈등을 겪던 라파엘 데버스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하면서 페이롤에 여유가 생겨 브레그먼과 초대형 장기계약을 맺을 수 있다.
크레이그 브리슬로 보스턴 사장은 지난 7일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알렉스는 분명 계약서에 명시된 옵트아웃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 그와 그의 가족을 위한 최적의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동시에 나는 그가 우리 팀에 공헌한 바에 관한 이야기를 할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종류의 대화에서 내가 알게 된 것은 그가 동료들에게 끼친 영향과 임팩트"라며 재계약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보스턴과 재계약이 틀어진다면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MLB.com에 따르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지난 겨울 6년 1억7150만달러를 제안한 바 있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시애틀 매리너스도 3루수 수요 구단이다.
주목할 점은 올 정규시즌을 마치고 옵트아웃을 선언한 뉴욕 메츠 피트 알론소, 뉴욕 양키스 코디 벨린저, 그리고 브레그먼까지 3명의 에이전트가 모두 보라스라는 것이다.
보라스를 앞세워 옵트아웃을 활용한 'FA 재수' 전략으로 큰 돈을 만진 대표적인 사례가 블레이크 스넬이다.
스넬은 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NL 사이영상을 받은 뒤 '1+1년' 6200만달러에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2024년 부상을 입어 22게임 등판에 그쳤지만, 7월 초 복귀해 후반기 12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1.45의 맹위를 떨치며 옵트아웃을 선언, 결국 다저스와 5년 1억8200만달러의 거액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보라스의 고객 중 옵트아웃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선수로 김하성도 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어깨 수술을 받은 김하성은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2900만달러 FA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 7월 복귀 후 잦은 부상으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다 9월 초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해 24경기에서 타율 0.253(87타수 22안타), 3홈런, 12타점, 14득점, OPS 0.684를 올리며 공수에 걸쳐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보라스가 김하성에게도 옵트아웃을 권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 공수 능력을 지닌 유격수가 별로 없다는 점이 김하성의 옵트아웃 결정에 대단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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