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내년시즌을 위해 경험을 하라는 뜻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었는데 의외의 대박이 터질지도 모르겠다.
LG 트윈스에 6라운드에 입단한 고졸 신인 박시원이 첫 청백전서 최고 153㎞의 빠른 직구를 안정적으로 꽂으며 염경엽 감독의 눈을 사로 잡았다.
LG는 15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합숙 기간 첫 자체 청백전을 치렀다. 시즌 최종전 이후 2주가 지난 뒤라 타자들이 타격 감을 되찾고 한국시리즈에서 활약해줘야할 불펜진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자리.
주전들이 포진된 백팀은 7회까지 진행된 이날 경기서 오스틴이 솔로포, 오지환이 중전안타로 단 2안타에 그쳤다. 안타를 치는 것보다는 타이밍을 맞추고 타격감을 살피는 것이 첫번째 목표. 시즌 막판 부진했던 4번타자 문보경은 스윙을 하지 않고 공을 유심히 지켜보며 빠른 공과 변화구를 눈에 담는 듯했다.
중간 계투 장현식과 함덕주 박명근이 선발 김웅에 이어 등판해 1이닝씩을 던졌다. 장현식과 함덕주는 삼자범퇴로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고, 박명근은 김현종에게 우중간 3루타를 맞았지만 실점하지 않고 위기를 넘겼다.
7회초 마지막 수비 때 백팀의 마지막 투수로 박시원이 등판했다. 박시원은 이날 그야말로 '깍뚜기'였다. 양팀에서 투수가 모자랄 때 등판하기 위해 대기조였던 것. 백팀 선발 김웅이 3이닝만 던지고 나머지 3명이 1이닝씩만 던지며 박시원에게 7회초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왔다.
박시원은 올시즌 1군에서 2경기에 등판했는데 1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를 맞지는 않았지만 볼넷 5개를 내주고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했다. 최고 154㎞의 빠른 공을 뿌렸지만 제구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 그래서 염 감독도 시즌 후 올해 김영우가 필승조로 성장한 것처럼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키우려 했고,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런데 이날 박시원은 이주헌을 2루수 플라이, 이영빈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고, 김현종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끝냈다. 최고 153㎞의 직구와 142㎞의 슬라이더의 제구가 꽤 안정적이었다.
강속구 불펜이 부족한 LG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염 감독 역시 박시원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경기후 만난 염 감독은 "박시원은 (김)엉우보다 회전수가 더 나온다. 슬라이더도 회전수가 좋은데 스피드가 안나오면 쓸모가 없지만 박시원은 스피드가 나와서 효과가 있다. 포크볼도 괜찮다. 제구만 되면 바로 쓸 수 있는 투수"라고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시즌 후에 훈련량을 늘렸는데 그사이 많이 좋아졌다. 내년시즌 후반기쯤엔 중간으로 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에서 썼을 때 좋으면 어떨지 모르겠다"며 한국시리즈에서 등판을 고려할 정도로 성장했음을 말했다.
염 감독은 "상황(큰 점수차)이 돼서 썼을 때 좋아서 자신감이 붙으면 3,4점차에서 낼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박시원이 한국시리즈에서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을 점쳤다.
LG의 중간 계투진에서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는 많지 않다. 신인 김영우가 최고 158㎞의 빠른 공을 뿌리고 장현식이 152㎞ 정도까지 나오는데 나머지 투수들은 1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입대전 150㎞를 넘겼던 이정용은 제대후 140㎞ 후반 정도에 그친다.
불펜에 강속구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박시원이 한국시리즈라는 부담감 속에서도 이날 연습경기와 같은 안정적인 제구력을 보여준다면 안쓸 이유는 없을 듯.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LG가 의외의 보석을 캘지도 모를 일이다. 이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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