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은 물론 LG에도 반가운 비다.
삼성 라이온즈가 대전에 내린 비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비로 취소됐다.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팀의 경기는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내린 많은 비로 인해 일찌감치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밑에서 치고 올라온 팀의 체력적 불리함을 덜어준 단비였다.
보름을 푹 쉬면서 충전한 한화와 달리 삼성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 이어 준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고 올라왔다.
다행히 마운드 체력 소모는 크지 않았다. 선발 투수들이 6이닝 이상씩 소화해주며 불펜 소모를 최소화 했다. 중간에 비로 취소된 경기가 생기면서 선발 투수들도 무리 없이 페넌트레이스와 같은 간격으로 로테이션을 돌았다.
문제는 6경기를 집중력 있게 소화한 주전 야수들의 체력문제였다.
준플레이오프가 4차전에서 끝나면서 이틀을 쉬고 온 삼성은 이번 비로 사흘을 쉬고 준플레이오프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야수들이 감각은 유지하면서 체력적으로 재정비해서 나서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13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허리를 삐끗한 주전 3루수 김영웅도 하루를 더 쉬고 나올 수 있어 나쁠 게 없다.
전략적 선택지도 넓어졌다.
1차전 한화 선발 코디 폰세를 피하지 않고 가용가능한 투수 중 가장 강한 헤르손 가라비토 카드를 꺼내든 삼성은 2차전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만약 1차전을 패한다면 2차전 선발 예정자 최원태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 한화 선발은 폰세 못지 않은 강력한 구위의 라이언 와이스다.
비로 취소되면서 원태인의 2차전 출격이 가능해졌다. 지난 13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05구를 던졌던 원태인이 19일 2차전에 나설 경우 5일을 쉬고 나오게 돼 로테이션 상의 무리는 없다. 다만 삼성 박진만 감독은 "태인이가 (가을야구 2경기 모두) 비로 중단됐던 날 등판해 컨디션을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 검토는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원태인이 네일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1-0 리드를 잡았지만 폭우로 KBO 포스트시즌 역대 최초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6회초 김헌곤의 솔로홈런으로 리드를 잡고 디아즈 강민호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1,2루의 좋은 흐름에서 중단됐다. 가뜩이나 선발 네일을 강판시켰고 불펜 장현식은 흔들리고 있던 상황.
흐름이 꺾인 삼성은 우천으로 하루 더 쉬고 열린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1대5로 역전패한 데 이어 직후 열린 2차전마저 3대8로 패하며 시리즈를 내주고 말았다. 1차전을 잡았다면 시리즈 향방은 달라질 수 있었기에 삼성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야속한 비였다.
1년 전 훼방꾼이었던 가을비가 올해는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칠만 하면 비를 뿌려주면서 삼성 선수단에 유리한 국면을 선사하고 있다.
비가 반가운 건 삼성 만이 아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두 팀 간 승자를 기다리고 있는 LG 트윈스도 비가 반갑다.
비 덕분에 힘을 비축한 삼성이 한화와 더 치열한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5차전까지 이어지면 승리팀은 딱 하루 쉬고 바로 한국시리즈에 돌입해야 한다.
4차전에 끝낼 경우 당초 사흘 쉬면서 재정비 후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 있었지만, 이번 비로 이틀 휴식으로 하루가 줄어들게 된 점도 LG로선 호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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