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이날 전북 현대-FC안양전을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2만여 팬의 시선은 다른 한 곳을 향했다. 같은시간 FC안양-김천 상무가 맞붙는 안양종합운동장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전북이 승점 68로 앞선 가운데 김천이 승점 55로 뒤를 따랐다. 수원FC와 맞붙는 전북이 승리를 거두고, FC 안양을 상대하는 김천이 패한다면 전북은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날이었다.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상황에 구애 받지 않고 우리 경기에 집중하겠다"면서도 안양을 응원하겠느냐는 물음에 활짝 웃으며 "그렇다"고 말했다.
동시에 울린 경기 휘슬. 안양과 전주에서 난데 없이 터진 축포에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애칭)이 함성으로 물들었다. 경기 시작 47초 만에 한가람이 아크 왼쪽에서 벼락같은 중거리포로 김천 골문을 가르면서 안양이 1-0으로 앞서갔다. 전북도 뒤따랐다. 전반 1분 김태환의 크로스를 콤파뇨가 헤더로 결정 지으면서 1-0 리드를 잡았다.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 안양-김천전 소식이 전해지자 전주에선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후 안양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함성이 이어졌다. 안양은 전반 39분 문성우의 추가골까지 2-0으로 격차를 벌렸다. 전북이 수원FC의 반격 속에 어렵게 1골차 리드를 지키고 있던 후반 11분, 안양 모따가 헤더로 또 다시 득점을 올리자 전주성의 함성은 더욱 높아졌다. 공교롭게 같은 시간 수원FC 진영에서 일어난 핸드볼 파울이 비디오판독 결과 페널티킥으로 판정에 이은 티아고의 추가골로 이어지면서 함성은 절정에 달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10번째 별을 향하여!" 멘트와 함께 전주성에선 승리를 확신하는 골 세리머니 '오오렐레'가 울려 퍼졌다.
김천이 뒤늦게 추격골을 터뜨렸지만, 안양은 후반 45분 모따의 헤더로 1골을 더 얻으면서 4대1 승리를 완성했다. 안양이 경기를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전북이 2골차 리드 속에 후반 추가시간에 접어들자 관중석에선 파도타기 응원까지 펼쳐지면서 '우승 축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은 관중석으로 향해 팬들에게 일일이 손을 흔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북 선수단 역시 전원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스크럼을 짜고 10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팬들 역시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최강 전북'을 연호했다. 그야말로 전북을 위한 날이었다.
포옛 감독은 "안양에 고맙다(웃음). 우리가 무조건 이겨야 했지만 안양이 김천에 이겼기 때문에 우승이 가능했다"며 "앞서 조기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가 앞서 있었는데 그러지 못하며 선수들 사이에 긴장감이 커졌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초 이런 성적이 가능했느냐고 물었다면 불가능했을거라 답했을 것이다. 이런 성과가 가능한 건 코치진, 선수 간 끈끈한 유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북 엠블럼 안에 모두가 뭉쳤고, 정신적 유대가 강했기에 이런 결과가 가능했다"고 우승의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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