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언제 터졌어도 터질 일.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과 한화 이글스 폰세는 왜 신경전을 벌이며 얼굴을 붉혔을까.
삼성과 한화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경기는 한화의 9대8 신승.
양팀의 치열한 경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3회 구자욱과 폰세의 두 번째 대결.
1B 이후 두 번째 공을 던지기까지 거의 5분의 시간이 걸렸다. 두 사람이 시비가 붙었기 때문.
사실 두 사람은 1회 첫 타석부터 불이 붙었다. 구자욱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는데, 폰세가 1회부터 큰 포효를 하자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진 것.
그게 두 번째 타석까지 이어졌다. 폰세가 구자욱을 상대로 유독 시간을 끌고 인터벌을 길게 가져갔다. 구자욱은 심판에게 항의했다. 왜 경고를 주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규정 때문이다. KBO리그는 올해부터 피치클락을 실시하고 있다. 투수는 정해진 시간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그런데 일부 투수 중 던질 준비가 됐는데도 피치클락을 완전히 다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규정 위반은 아닌데, 경기 시간 단축이라는 명분을 없애는 일이다.
그래서 KBO는 부랴부랴 추가 규정을 만들었다. 피치클락 잔여 시간을 이용해 고의적으로 경기를 지연시킨다고 심판이 판단할 경우, 주의 또는 경고 조치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애매하다. 심판마다 기준이 다르다. 또 페널티가 없다. 경고일 뿐이다. 이 경고로 경기 흐름이 끊기면 타자나 투수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고, 오히려 경기 시간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 규정이 있기에 구자욱은 심판에게 항의할 수 있었다. 충분히 항의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폰세도 질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오히려 시간을 더 끌었다. 스포츠에서 나올 수 있는 나름의 신경전이었다. 구자욱이 편하게 타격을 하게 해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렇게 신경전은 계속 이어졌고 2구째 공이 들어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심판이 폰세에게 설명을 하고, 양팀 감독까지 차례로 달려나왔다.
문제는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규정 자체가 너무 애매모호 하다는 점이다. 피치클락이라는 규정이 있는데, 그 안에서 투수가 시간을 활용하는 건 자유다. 그 안에만 던지면 되는데 그걸 억지로 당기게 한다는 자체가 난센스다. 차라리 피치클락 시간을 줄이는 게 맞다. 이 규정이 계속되면, 이러한 필요 이상의 신경전이 계속해서 반복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화 김경문 감독은 "타자는 타자 입장이 있고, 투수는 투수 입장이 있다. 올시즌 끝나고 난 후 감독자 회의에서 이야기가 나와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해 구자욱이 주장으로서 역할을 한 것 같다. 투수가 피치클락 상황을 이용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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