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도입 이후에도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처방이 소폭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상반기 마약류 식욕억제제 누적 처방량은 10억3365만정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처방량은 2021년 2억 4342만 정에서 2024년 2억 1713만 정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매년 2억 정 이상이 처방되고 있다. 지난 5년간 마약류 식욕억제제 누적 처방량이 10억정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성분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불면, 불안 등 부작용을 동반하는 ▲펜터민은 70만명, ▲펜디메트라진은 50만명, ▲암페프라몬은 7만명 이상이 처방받았다.
특히 이러한 식욕억제제 처방환자 108만명 중 여성 환자는 96만 9341명(89.7%)으로 남성(11만 1516명)의 9배 가까이 많았다. 또한, 10대 이하 청소년 5899명에도 55만여 정의 식욕억제제가 처방됐다. 외국인 처방환자도 2021년 3만 4063명에서 2024년 4만 3804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는 식욕억제제 처방 기준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영국·프랑스·일본·미국 등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7∼35 이상에서만 처방을 허용하며, 영국·프랑스에서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자체가 금지돼 있다. 반면 한국은 BMI 23 이상을 비만 전 단계로 인정해 사실상 광범위한 처방이 가능하다.
마약류 식욕억제제에 대한 불면·두근거림·어지러움 등 주요 부작용 신고도 최근 계속 증가세다. 특히 2024년도에 ▲불면 68건 ▲ 지각 이상 50건 등 455건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많았다.
부작용 신고가 매년 이어지고 있음에도, 오남용 현황에 대한 체계적 모니터링과 관리·감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마약류 식욕억제제 오남용 조치기준 외 처방으로 '사전알리미' 경고를 받은 의사 3636명 중 단 11명(0.3%)만이 행정처분 의뢰됐다.
김선민 의원은 "사회적 외모 압력과 의료적 판단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가운데, 식욕억제제는 연간 2억 정 이상이 사용되고 있다"며, "청소년과 여성 중심의 오남용, 느슨한 BMI 기준, 미비한 사후 관리체계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청소년층의 식욕억제제 처방 실태에 대한 심층조사와 기준 강화가 시급하다"며, "국민의 안전과 정신건강을 위해 마약류 식욕억제제의 처방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재정비하고, 솜방망이 처벌을 막기 위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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