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시애틀의 잠 못 이룰 밤.
창단 후 처음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감격을 맛 볼 줄 알았다. 그 티켓을 손에 거의 다 쥐었었다. 그런데 단 한 순간, 그 꿈이 허망하게 날아가고 말았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시애틀은 21일(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최종 7차전에서 3대4 역전패를 당했다.
만약 이날 시애틀이 이겼다면 1977년 창단 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패했다. 앞서 쌓은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시원하게 졌다면 아쉬움이 덜했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 허망한 건 이길 수 있었다.
7회까지 3-1로 앞섰다. 1-1이던 3회 훌리오 로드리게스가 홈런을 때려냈고, 5회에는 올시즌 60개라는 경이적인 홈런 쇼를 보여준 포수 칼 롤리가 도망가는 홈런포를 쳤다. 시애틀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두 명이, 이 중요한 경기에서 홈런을 연속으로 쳤으니 경기 분위기가 단숨에 시애틀쪽으로 흐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홈런이 상대방쪽에서 터지면 무서운 법이다. 토론토에는 딱 한 방이 필요했다. 7회 1사 2, 3루 동점 찬스. 토론토는 동점에 만족하지 않았다. 조지 스프링어가 경기를 뒤집어버리는 극적인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시애틀은 승부처에서 가장 믿는 불펜 에두아르드 바자르도를 투입했다.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러나 2구째 싱커가 실투로 몰렸고, 노련한 스프링어가 그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토론토는 8회 선발 투수인 크리스 배싯을 투입하는 초강수로 귀중한 7차전 승리를 차지하며 LA 다저스와 월드시리즈를 치를 팀으로 결정됐다.
시리즈 전체를 봐도 아쉬웠다. 원정 1, 2차전을 모두 잡으며 완전히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홈으로 돌아가 허무하게 3, 4차전을 내줬다. 그리고도 5차전을 이기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는데, 토론토에서 연속 2경기를 내주는 충격을 맛봐야 했다.
시애틀은 켄 그리피 주니어, 에드가 마르티네스, 랜디 존슨, 이치로 스즈키, 펠릭스 에르난데스 등 많은 슈퍼스타들을 보유했었지만 월드시리즈 문턱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특히 그리피 주니어와 존슨이 투-타를 책임지던 1995년부터 이치로가 합류한 2001년까지 최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지구 우승과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승 타이(116승)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현 시점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한 비운의 구단 꼬리표를 올해도 떼지 못하게 됐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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