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4-11로 뒤진 9회초 2사후 타석에 들어서자 술렁거리던 로저스센터 관중석에서 "우리는 그가 필요없어!(We don't need him)"라는 외침이 쏟아졌다.
오타니는 팬들의 이런 야유를 흘려 들으면서 볼카운트 3B1S에서 좌완 에릭 라우어의 5구째 높게 날아드는 93.5마일 직구를 볼로 골라 걸어나갔다.
구장을 가득 메운 4만4천여 토론토 팬들의 이러한 반응은 2년 전 FA 시장에서 그가 토론토 구단의 정성스러운 대접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2023년 12월 5일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토론토 스프링트레이닝 캠프를 찾아 토론토 구단 수뇌부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고, 토론토와 계약할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고 한다. 하지만 며칠 뒤 오타니는 당시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했다.
팬들은 7점차로 크게 앞서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를 향해 2년 전 서운했던 일을 뒤로 하고 "난 더 이상 널 필요로 하지 않아"라고 한 것이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도 전날 월드시리즈 미디어 데이 인터뷰에서 오타니를 향해 "오타니가 당시 미팅 때 우리한테 받은 블루제이스 모자를 갖고 왔을 것이다. 오늘 되돌려줬으면 좋겠다"는 농담으로 당시 아쉬웠던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슈나이더 감독은 이날 1차전을 이기자 더 도발하지는 않았다.
그는 "(9회 오타니 타석에서)난 단지 세 번째 아웃이 나오길 바랐을 뿐이다. 에너지 넘치는 팬들은 언제나 좋다. 모든 구장들이 각각의 분위기와 방법으로 응원을 한다. 지난 ALCS에서 (그와 같은 함성을)시애틀에서 들어 보기는 했지만, 솔직히 오타니와 같은 선수에 대해 말하는 건 힘들다. 그는 특별하니까"라면서 "그가 친 홈런이 나와도 될 때에 나와서 다행이었다. 우리는 스코어에 여유가 있었다. 우리 팬들이 우리 팀에 보내는 열정에 감탄한다"며 팬들에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리드오프 조지 스프링어도 "블루제이스는 오타니가 이제 필요없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스프링어는 "그건 오타니 쇼헤이다. 역대로 가장 위대한 야구 선수다. 앞으로 15년은 더 뛸 수 있는 선수다.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팀으로서 오늘 승리했다. 이게 바로 우리 팀"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난 (그 외침을)한 마디도 듣지 못했다. 난 그저 9회 아웃카운트 3개가 나오길 바라고 있었다. 분명 그들을 우리의 팬들로 항상 우리를 성원해 준다"며 직접적인 반응은 나타내지 않았다.
MLB.com은 '이제 오타니는 토론토 팬들 앞에 섰고, 이 팬들은 그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것은 이별 후 친구들이 그 없이도 넌 잘 살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과 같다'며 '오타니는 분명 이번 시리즈에서 블루제이스를 다시 공격할 것이다. 타석에서가 아니라면 마운드에서 토론토를 누를 수 있다. 그러나 블루제이스는 1차전을 잡았고, 늘 2위에 지친 토론토 팬들을 위해 이 승리는 우승을 위한 크고 장엄한 발걸음'이라고 논평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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