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게 자책골? 도대체 어떻게 넣어야 골이에요?'
이동경의 아쉬움이었다. 김천 상무는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4라운드에서 3대2 승리를 거뒀다. 김천은 올 시즌 전북을 두차례 잡은 유일한 팀이 되며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승리의 중심에는 단연 이동경이 있었다. 이날은 이동경이 전역하며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이동경은 작정한 듯 환상 플레이를 펼치며 김천에 전역 선물을 안겼다.
이동경은 이날 김천이 기록한 세 골에 모두 관여했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26분 이동경은 절묘한 프리킥으로 티아고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1-2로 다시 리드를 내준 후반 이동경의 원맨쇼가 펼쳐졌다. 3분과 26분 연속골을 만들어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특히 26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성공시킨 것은 단연 백미였다. 멋진 궤적을 그린 이번 라운드 최고의 골이었다. 이동경은 아내를 만난지 5주년을 기념해 손가락 다섯개를 펼치는 세리머니로 맹활약을 자축했다.
2골-1기점으로 끝나는 줄 알았던 경기는 1골-2기점으로 바뀌었다. 후반 3분 골이 송범근의 자책골로 바뀌었기 때문. 왼쪽에서 김민규에게 볼을 받은 이동경은 빠르게 돌파에 나섰다. 이승우가 수비했지만, 이동경의 힘과 속도를 막지 못했다. 이동경은 골대 앞까지 돌진했고, 각이 없는 곳에서 오른발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이 볼은 송범근의 몸에 맞고 그대로 전북 골망을 흔들었다. 돌파부터 마무리까지 환상적인 골이었다.
하지만 경기 후 경기 감독관과 심판진은 상의 끝에 송범근의 자책골로 수정했다. 자책골의 경우, 원래 공이 어디로 향했는지를 최우선으로 판단한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들어보니 이동경이 슈팅할때 볼이 골대 쪽으로 향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송범근의 몸을 맞고 방향이 바뀌며 골이 된 것이라 송범근의 자책골로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느린 장면으로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만큼, 논란의 소지가 있는 판단이었다. 결국 감독관, 기록원과 이동경이 한자리에 모여 이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일단 기록 수정 후 이동경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득점 영상을 업로드한 뒤 '이게 자책골? 도대체 어떻게 넣어야 골이에요?'라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김천의 전북전 경기 결과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아마도 내 골이겠지?'라고 말했다. 김천의 전북전 경기 결과 게시물에는 이동경의 멀티골로 나와 있었다.
이동경은 올 시즌 MVP와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득점 1위 싸박(수원FC·16골)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한골이 소중하다. 그런 상황에서 14골에서 13골로 기록이 수정됐으니,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일단 이동경의 골 인정 여부는 27일 다시 한번 논의될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이동경의 소명을 바탕으로 K리그 기술연구그룹(TSG)에서 한번 더 보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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