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선선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면서 단풍을 즐기기 위해 등산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가을 산은 아름답지만, 무리한 등산은 허리에 과도한 부담을 주어 예상치 못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등산 후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하다면 흔히 알고 있는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가 아니라 척추 후관절증후군일 가능성도 있다.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의 추간판이라는 말랑한 디스크가 뒤로 밀려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허리가 찌르는 듯 아프고 다리나 발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이 특징이다. 반면 척추 후관절증후군은 척추뼈 뒤쪽에 있는 후관절이 마모되거나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후관절은 문 경첩처럼 척추를 안정시키고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돕는 작은 관절로, 여기에 손상이 생기면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나 골반이 뻐근하거나 쑤시는 느낌이 나타난다. 특히 아침에 허리가 뻣뻣하고 통증이 심했다가 움직이면서 점차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며, 통증이 엉덩이나 허벅지 위쪽까지는 퍼질 수 있으나 무릎 아래까지 내려가는 경우는 드물어 디스크와 구별된다.
등산은 평지 걷기보다 척추 후관절에 더 큰 부담을 준다. 오르막길에서는 허리를 약간 뒤로 젖힌 자세가 반복되면서 후관절 압박이 증가하고,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이 앞으로 쏠리며 허리를 세우기 위해 후관절이 긴장한다. 여기에 무거운 배낭까지 메면 허리가 더 젖혀져 부담이 커진다.
평지를 걸을 때는 걸음마다 체중의 약 1.2배 충격이 관절에 전달되지만,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의 3~5배에 달하는 하중이 허리와 관절에 실린다. 경사가 심할수록, 배낭이 무거울수록 충격은 더 커지므로 내리막길에서는 속도를 절반 이하로 줄이고 배낭 무게는 체중의 1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빠른 속도나 무거운 배낭은 후관절에 큰 부담을 주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최수용 과장은 "후관절증후군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통증이 지속될 경우 주사치료를 통해 염증을 가라앉히거나 체외충격파 치료로 혈류를 개선해 회복을 돕는다"며 "대부분의 후관절증후군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지만 척추 불안정성이나 협착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수용 과장은 "생활습관 관리와 허리 안정화 운동이 후관절증후군 재발 방지에 가장 중요하다"며 "체중을 적절히 유지하고, 등산 시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줄이며, 평소 규칙적인 스트레칭과 코어 근육 강화 운동을 통해 허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을 등산은 건강과 힐링을 위한 좋은 활동이지만,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등산 후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척추 후관절증후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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