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에게 김혜성은 '대주자만 가능한 마스코트'에 불과한 듯 하다. 월드시리즈 로스터에는 포함시켰지만, 전혀 활용할 계획이 없는 듯 하다. 심지어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앤디 파헤스에게 휴식을 줄 생각을 하면서도 그 자리에 김혜성을 넣을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LA다저스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치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1, 2차전에서 1승1패로 동률을 이뤘다. 이제 28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다저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겨 3~5차전을 치른다. 홈에서 치르는 3경기에서 시리즈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듯 중요한 홈 3연전을 앞두고 로버츠 감독은 고민에 빠져 있다. 바로 심각한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9번 중견수 파헤스 때문이다. 파헤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부진하다. 타율이 겨우 0.093으로 채 1할에 못 미친다. 지난 26일 열린 토론토와의 2차전에서도 7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겨우 안타 1개를 쳤을 뿐이다. 그 전까지는 포스트시즌 타율 0.077에 그치고 있었다.
빅리그 2년차인 파헤스가 포스트시즌의 중압감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로버츠 감독은 파헤스의 활용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파헤스에 관해 "파헤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발에서 제외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고민은 2차전을 승리로 마친 뒤 좀 더 구체화 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28일 열리는 3차전에서는 파헤스에게 휴식을 줄 요량이다. 로버츠 감독은 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훈련 과정에서 현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파헤스 제외'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파헤스에게 휴식을 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실행에 옮기려 한다. 퍼포먼스가 정상이 아니다. 다른 옵션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3차전에선 파헤스를 벤치에 앉히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키케 에르난데스가 중견수로 나설 수 있다. 키케 에르난데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부터 좌익수로 선발 출전 중인데, 위치를 중견수로 옮기고, 좌익수 자리에는 알렉스 콜을 넣을 가능성이 크다. 콜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한 디비전시리즈 1차전과 4차전에 좌익수로 나선 적이 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끝내 김혜성의 활용법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 김혜성도 중견수를 맡을 수는 있다. 어차피 파헤스의 타격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에 김혜성을 그 자리에 대신 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월드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외야수가 전공이 아닌 김혜성을 선발 투입하는 건 상당한 모험수다. 로버츠 감독은 모험을 잘 하지 않는 감독이다. 김혜성은 올해 정규시즌에 중견수로 17경기(선발 9경기)에 나온 바 있다. 어깨 부상이후 마이너리그 재활경기를 할 때는 중견수 연습을 꽤 많이 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기준에서 김혜성은 '월드시리즈용 외야수'는 아닌 듯 하다.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이게 의미하는 바는 한 가지다. 김혜성의 용도가 오로지 대주자에만 한정돼 있다는 뜻이다. 결국 김혜성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대주자 기회가 있을 때만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런 기회가 없으면 벤치 마스코트로 동료들에게 응원을 불어넣는 역할이 전부다.
김혜성으로서는 상당히 아쉽고 억울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게 냉정한 메이저리그 우승감독의 결정이고, 현실이다. 김혜성이 좀 더 활용도를 높이려면 다음 시즌에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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