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나잇살은 어쩔 수 없다"
중년층 사이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30~50대에 접어들면 기초대사가 급격히 떨어져 살이 찐다고 믿는다. 하지만 최근 국제 저명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는 이 오래된 통념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생후 8일에서 95세까지 약 6000명 이상을 추적 관찰한 결과, 20~60세까지의 기초대사량은 놀라울 만큼 안정적이었다. 즉, 중년 비만의 배경이 '대사 저하'가 아니라 생활 리듬의 붕괴라는 점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20~60세 대사량은 거의 변하지 않아, 원인은?
미국 듀크대, 일본 교토대·쓰쿠바대 등 공동 연구팀은 다양한 연령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이중표식수 기법을 활용해 하루 신체 에너지 소비를 측정했다. 그런 뒤 측정한 총 에너지 소비량을 데이터화해 분석 기법을 활용해 결론을 도출했다. 그 결과 대사율이 실제로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60세 이후였다.
연구에 따르면 대사율 감소 시점은 네 단계로 나뉜다. 체내 지방 소모 속도는 신생아~1세에 성인보다 약 50% 빠르다가, 20세쯤 성인 수준으로 안정된다. 성인기(20~60세)에는 비슷한 속도를 유지하다가, 노년기에 점차 느려진다. 이에 연구팀은 30~50대의 체중·체형 변화가 대사 문제가 아니라 식습관 불규칙, 수면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 생활 환경의 영향임을 시사했다.
365mc 영등포점 손보드리 대표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임상에서 '덜 먹는데 왜 살이 찌지?'라고 호소하는 중년층은 흔한데, 음식 섭취는 적으면서 활동량이 많은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럴 때 다른 이유보다 일상생활 리듬, 습관 등이 문제로 지적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을 많이 먹지 않고도 불규칙한 생활 리듬이나 나쁜 습관은 체중 감소를 방해할 수 있다"며 "주로 중년층은 불규칙한 수면과 식사, 많은 스트레스, 장시간 앉아서 하는 업무, 수분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고 덧붙였다.
◇중년 다이어트의 핵심은 바로 '이것'
중년기 체중을 줄이는 동시에, 노년기에도 기초대사가 안정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극단적인 다이어트가 아니라 기초대사에 무리를 주지 않는 '일상 관리'다.
우선,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이 먼저다. 우선 충분한 수면을 위해, 카페인·알코올 조절하고 자기 전 전자기기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 운동, 장시간 앉아 있을 시 1시간마다 스트레칭, 충분한 수분 섭취, 명상이나 휴식으로 스트레스 관리 등이 도움 된다.
식습관 측면에서, 과도하게 적게 먹으면 신체가 에너지를 아끼도록 반응해 대사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규칙적인 식사를 하되,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혈당 변동을 안정시키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손 원장은 "특히 아침 식사를 거르면 대사 시작 시간이 늦어져 하루 전체 리듬이 흔들릴 수 있다"며 "간단하더라도 단백질·식이섬유 중심의 식사를 챙기는 게 중년 대사 관리의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중년층은 수분 부족만으로도 피로감과 대사 저하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수분 섭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망가진 체형과 지방층 바로잡는 의료적 처치?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년 비만 개선의 핵심이지만, 불규칙한 업무와 생활 패턴으로 쌓인 지방층 탓에 비만을 개선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지방흡입 같은 의료적 처치를 병행해 신체 균형을 먼저 회복하면, 이후 운동과 식단 루틴이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손 원장은 "지방흡입은 단순한 지방 제거가 아니라, 이미 망가진 체형과 지방층을 바로잡아 이후 일상생활 관리 효과를 높이는 기초 단계와 같다"며 "시술로 체형이 정돈되면 운동이나 식단을 비롯, 건강한 생활 습관을 적용했을 때 체중 감소 효과가 더 뚜렷해지고, 유지력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방세포 수가 줄면 지방 축적 용량이 감소해 체중 변동 폭이 이전보다 안정화될 수 있다"며 "또 복부 등 특정 부위의 체지방이 정리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돼 혈당·지질 대사가 더 원활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손보드리 원장 제안 중년 비만 개선 위한 생활 습관 관리법 7가지
1. 하루 7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
2. 명상, 가벼운 운동으로 스트레스 관리
3. 단백질·식이섬유를 포함한 식사
4. 규칙적인 운동(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병행)
5. 하루 1.5~2L 수분 섭취
6. 식사 시간 일정하게 유지하기
7. 혼자 관리가 어렵다면 의료진 도움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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