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네가 없어서 내가 받을 수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은 1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2025 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리얼글러브 어워드는 선수들이 직접 투표해 선정하는 국내 유일 선수 주도형 시상식. 송성문은 동료들이 인정하는 올해의 선수가 됐다.
송성문은 올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15(574타수 181안타), 26홈런, 90타점, 103득점, OPS 0.917을 기록했다. 안타와 득점 부문에서 모두 리그 2위에 올랐고, 3루수 부문 KBO 수비상을 받는 등 공수에서 정점을 찍었다.
송성문은 지난 8월 키움과 야수 역대 최고액 비FA 다년계약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계약기간 6년에 연봉 120억원 전액을 보장하는 파격 조건이었다. 비FA 다년계약 야수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90억원(5년, 별도 옵션 30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액이었다.
최근 2시즌 바짝 활약한 선수에게 키움이 너무 큰 대우를 해줬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송성문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송성문은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뒤 선수협 총회를 위해 참석한 KIA 타이거즈 김도영과 인사를 나눴다. 국가대표 3루수 김도영은 지난해 정규시즌 MVP의 주인공. 김도영은 지난해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이기도 했다.
송성문은 지난해 프로 데뷔 이래 최고 성적을 냈는데도 김도영에게 밀려 3루수 관련 상을 모두 내줘야 했는데, 올해는 김도영이 부상으로 주춤하면서 건강히 한 시즌을 뛴 송성문이 3루수 관련 상을 독식하고 있다.
송성문은 김도영에게 "올해는 네가 없어서 받을 수 있었다"며 후배가 내년에는 건강히 그라운드로 복귀해 다시 건강한 경쟁을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김도영은 현재 기술 훈련을 시작할 정도로 몸 상태를 회복했고, 3월 복귀에 초점을 맞춰서 몸을 만들고 있다.
송성문은 120억 잭팟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것.
KBO는 지난달 21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송성문을 포스팅해 줄 것을 요청했고,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송성문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에 성공하면 키움과 120억원 보장 계약은 없던 일이 된다. 현실 안주가 아닌 모험을 선택한 셈이다.
송성문은 자신의 계약 상황을 다룬 미국 현지 보도와 관련해 "나도 모르는 새로운 사실이 많이 나왔다. 당황스럽기도 하다"며 웃은 뒤 "미국도 명절(추수감사절)이었다고 하더라. 어느 정도 조금의 관심이 있는 팀은 있겠지만, 크게 진전된 것은 없다. 그냥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전을 예상했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열리는 오는 8~11일(한국시각)을 협상 분수령으로 봤다. 실제로 윈터미팅 기간에 FA 계약, 트레이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다.
송성문은 "시즌 때도 관심을 보인 스카우트들은 있었다. 윈터미팅을 시작해야 조금 더 자세한 팀들의 오퍼를 받아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선호하는 팀을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건방 떠는 것 같고, 나를 필요로 하고 관심을 보이는 팀이 있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다. 나를 정말 필요로 하고, 출전해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는 팀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광장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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