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개판 오분 전이다."
키움 히어로즈 주장 송성문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작심 발언을 했다. 물론 웃자고 약간의 농담을 섞은 발언이었는데, 그 속에 뼈가 있었다.
송성문은 최근 팀 분위기를 "개판 오분 전"이라고 묘사했다. 신인급 선수들이 1군에서 뛰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걸 지적한 것이다. 간절함이 없다고 질타했다. 전력이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 그런 분위기 속에 야구를 하니 팀은 3년 연속 꼴찌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키움 출신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까지 가세했다. 이정후는 2일 한 시상식에 참가한 뒤 키움 얘기가 나오자 자신이 미국 진출 전 마지막 재활군에 있을 때 받은 느낌 등을 근거로 송성문과 비슷한 결의 얘기를 꺼냈다. 1군에 가서 경기를 하는 걸 너무 당연시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질타했다.
베테랑 이형종도 이정후 발언 관련 게시글에 직접 댓글을 달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형종은 내년 키움은 중고참들이 많아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어린 선수들에 대한 실망감이 묻어나는 표현도 했다.
야구는 복잡한 스포츠다. 기본적으로 팀 스포츠이지만, 개인이 잘해야 그 팀이 사는 방식이다. 또 프로야구 선수는 개인 사업자다. 일단 자기만 잘하면 고액 연봉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놓고 자기 자신만을 위한 언행을 하면, 팀 정신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는 선수라고 낙인 찍힌다. 그래서 개인의 발전과, 팀원으로서의 희생 등을 조화롭게 해나가야 한다.
선배 선수들은 치열하게 야구를 했다. 송성문만 해도 불과 2~3년 전까지는 제대로 기회를 받지도 못하는 선수였다. 야구 잘하는 선배들을 이기기 위해 늘 뒤에서 칼을 갈았다. 사람들은 이정후가 '천재'과라 쉽게 성공했다고 평가하겠지만, 이정후 역시 프로에서 성공하기 위해 피나는 훈련을 했다. 이형종은 어떻게든 프로 유니폼을 입고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까지 한 선수다.
그런데 소위 'MZ 세대' 선수들은 직업을 받아들이는 문화 자체가 다르다. 선배들이 보기에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팀이 졌는데도 웃고 있고, 타율 2할 초반대를 치는데도 개인 훈련 없이 퇴근해버리는 모습을 본다면 한숨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세대들은 '졌는데 표정 구긴다고 나아질 게 있느냐', '퇴근 시간에는 퇴근해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야구 뿐 아니다. 일반 회사들에서도 젊은 세대들의 퇴직률이 급증하고 있다.
선배들은 후배들이 미워서 이런 얘기를 한 게 아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엄청난 기회를 잡고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데, 그걸 하지 않는 게 안타까웠을 것이다. 그렇다고 어린 선수들이 규정을 위반하는 등 잘못한 것도 아니다. 기회는 구단, 코칭스태프가 준 것이다. 뛰게 해달라고 떼를 쓴 것도 아니다. 이 선수들도 못하면 아쉬워하고, 어떻게든 잘해보고 싶어한다. 다만 방식이 달라진 것 뿐이다. 선배 세대들이 밤새 방망이를 돌렸다면, 요즘 선수들은 동영상으로 해법을 찾고 아카데미 등에서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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