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결국 최형우의 행선지는 '친정' 삼성 라이온즈였다.
불혹의 '타격장인' 최형우(42)가 10년 만에 삼성으로 컴백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3일 FA 최형우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2년 최대 총액 26억원의 조건이다.
이로써 최형우는 통산 세번째 FA 계약을 통해 친정 삼성으로 돌아오게 됐다. 최형우는 2017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어 4년 최대 100억원의 조건에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두번째 FA 자격을 얻은 최형우는 원 소속팀 KIA와 3년 최대 47억원에 계약했다. 2024 시즌을 앞두고 KIA와 1+1 최대 22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한 바 있다.
세번째 FA 자격을 얻은 최형우는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먼저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교착 상태에 빠진 틈을 삼성이 파고들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청사진을 설명하고, 우승 길에 최형우가 얼마나, 왜 필요한지를 진정성 있게 설명했다. 친정 컴백의 강력한 명분을 던진 셈. 망설이던 최형우의 마음이 움직였다.
선수 본인이 삼성행 결심을 굳히자 후속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양측은 FA 계약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하고, 세부 조율에 들어갔다. 그룹보고 등 절차가 완료되면서 공식발표가 이뤄졌다.
최형우가 푸른 색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는 건 2016년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시즌 막판 오승환 은퇴식 당시 함께 기념사진을 찍던 옛 동료들이 최형우 선배에게 억지로 삼성 모자를 씌운 장면이 화제가 됐는데 그 때만 해도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해인 2002년 입단한 최형우는 방출 수모를 딛고 최고 타자로 거듭났다. 본격적으로 뛴 2008년부터 9시즌 동안 삼성에서 1141경기를 뛰며 1307안타, 281안타로 0.314의 타율과 234홈런, 911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 0.553, 출루율 0.398로 OPS가 0.951에 달한다.
삼성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자 라이온즈파크가 개장한 2016년 최형우는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138경기 195안타로 0.376의 타율에 31홈런, 144타점. 46개의 2루타를 날렸다. 0.651의 장타율, 0.464의 출루율로 OPS 1.115를 찍었다. 무려 10년 만에 돌아오는 라이온즈파크와의 궁합에 기대가 쏟아지는 이유다.
'타격장인' 최형우의 최대 장점은 꾸준함이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매 시즌 큰 기복이 없다. 올시즌 133경기 0.307의 타율과 24홈런, 86타점. 2루타 30개로 장타율 0.529, 출루율 0.399. OPS가 0.928를 기록했는데, 이는 통산기록의 평균 수치과 거의 흡사한 수치다.
최형우는 통산 2314경기에서 2586안타(통산 2위)로 통산타율 0.310을 기록중이다. 419홈런(통산 4위) 543개의 2루타(통산 1위)에 KBO리그 최초 1700타점 돌파(1737타점). 장타율 0.530, 출루율 0.400으로 OPS가 0.930이다.
최형우의 가세로 삼성은 신구 강타자들이 조화를 이루는 강력한 타선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우승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최형우가 삼성을 떠날 당시 신인급이던 구자욱이 리그 최고 좌타자로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고, 사상 첫 '50홈런-150타점' 리그 최고 슬러거 르윈 디아즈가 버티고 있다. 클러치 거포 3루수로 가을에 존재감을 뽐낸 김영웅도 뒤를 받친다. 구자욱 디아즈 김영웅이 최형우를 피해가지 못하게 할 시너지원이라면, 김지찬 김성윤 등 리그 최고 준족타자들은 통산 타점 1위 최형우의 타점 먹방쇼에 밥상을 차려줄 최강 테이블세터다. 하위타선에는 파워 유격수 이재현과 여전한 강력한 한방의 포수 강민호가 버티고 있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2루수 류지혁은 최형우의 절친한 동생 중 한명이다.
최형우 영입으로 화룡점정을 찍은 삼성은 공포의 핵타선을 앞세워 우승도전에 나설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됐다.
다음은 최형우와의 일문일답.
- 9년만의 컴백인데 소감은.
설레고, 다시 돌아온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다. 싱숭생숭했는데 오늘부터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기분이다.
- 라이온즈 파크에서 뛴 2016년에 타율 3할7푼6리, 31홈런, 144타점을 기록했다. 다시 라이온즈 파크가 홈이 됐는데.
오랜 기간 떠나있었지만, 라이온즈 파크가 타자들에게 괜찮은 구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올해 보다 나은 기록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삼성 라이온즈가 본인에게 어떤 역할을 바라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베테랑으로서 중간에서 잡아주고, 플레이로 제 몫을 해주면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부분을 생각하실 것 같다. 거기에 맞춰 준비 잘 하겠다.
- 다음 시즌에 이것 만큼은 하고 싶다는 타격 기준점이 있는가.
시즌 들어갈 때 타격 관련해서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시작하지 않는다. 제가 합류함으로써 삼성 라이온즈가 우승을 하는,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
- 라이온즈 선수 중 누가 최형우의 컴백을 가장 반길 것 같은가.
자욱이 그리고 민호는 아직 FA라서 잘 모르겠지만 민호도 엄청 반겨줄 것 같다.
- 구자욱 디아즈 김영웅 등 장타를 갖춘 동료들과 라인업을 구성하게 됐다. 기대되는가.
타격은 올해보다 당연히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뭘 한다기 보다는 잘 맞춰서 내 장점을 살려서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 라이온즈 팬들은 환영 분위기가 강하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너무 오랜만에 왔는데, 떨리기도 하다. 감정이 오묘한데 대구를 가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고, 팬 분들도 많이 사랑해주실 것 같다. 정말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다.
- 마지막으로, KIA 팬들에게도 한마디 해달라.
오랜 시간 함께 했는데, 너무 죄송스럽고 감사드린다. 광주에서 9년 동안 저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항상 팬분들이 챙겨주시고 걱정해주셔서, 그 마음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가족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 추억을 항상 간직하면서 살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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