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변기환(제1저자)·강동우(교신저자)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아밀로이드-베타(amyloid-beta, Aβ) 단백질과 타우(tau)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이 노년기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노인성 치매로 불리는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은 정상 상태에서는 신경세포를 유지하고 보호하는 순기능을 가진다. 그러나 이들은 퇴행성 변화에 따라 뭉치게 되면,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은 각각 신경세포 안팎에 쌓여 인지기능 저하를 발생시키게 된다.
이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약 20~30%에서는 우울증상 및 정서변화가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우울증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있어 왔다. 그러나 해당 두 단백질의 상호작용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만큼,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서의 우울증 발병에 대한 새로운 혈액 기반 생체표지자 (바이오마커) 가능성을 제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정상 대조군 총 103명을 대상으로, 혈액 기반 다중체 검출 기술 (Multimer Detection System, MDS)로 측정한 올리고머 (Oligomer)화 아밀로이드-베타 (응집형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 검사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올리고머화 아밀로이드-베타는 타우 단백질 병리 정도가 낮은 집단에서 우울 증상과 양의 연관성을 보였으나, 타우 단백질 병리 정도가 높은 집단에서는 음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이는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타우 단백질 침착이 아직 많지 않은 경우, 혈액에서 아밀로이드-베타 올리고머 수치가 높게 나타나면 우울증 증상이 동반될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약 10.4%가 치매 진단을 받은 것으로 보고됐다. 치매는 크게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로 나뉘며, 이 중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약 55~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이다. 치매 가운데 일부는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는 경우 해당 원인을 치료하여 인지기능 저하가 부분적으로 호전될 수 있으며, 이러한 가역적 치매는 전체 치매의 약 10~15%로 보고된다.
그러나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은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 발병 기전은 단일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아밀로이드-베타 축적, 타우 단백질의 병적 변화, 유전적 소인, 혈관 건강,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신경퇴행을 유발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확인하기 위한 주요 바이오마커로는 뇌척수액 검사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한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측정이 있다. 최근에는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 변화를 혈액에서 측정하려는 시도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의 우울 증상 위험군을 조기 파악하는 데 활용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강동우 교수는 "올리고머화 아밀로이드-베타가 알츠하이머병 초기, 즉 광범위한 타우 단백질 축적 이전 단계에서 우울 증상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며, "혈액에서 측정 가능한 이러한 단백질이 향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조기 우울증 평가와 개인화된 치료 전략 마련에 활용 가능성이 있는 생체표지자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 연구개발사업,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진흥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예방학 저널(The 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 IF 7.8, 임상신경과학 분야 상위 약 5%)'에 최신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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