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올시즌 화려했다. 17승을 올린 4관왕의 코디 폰세와 16승의 라이언 와이스의 외국인 원투 펀치를 앞세워 그동안의 약체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내고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LG 트윈스와 시즌 끝까지 1위 다툼을 했고, 2006년 이후 19년만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면서 한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가 끝나자 마자 한화는 고민에 빠졌다. 시즌 중반부터 압도적 피칭을 하던 폰세의 메이저리그행이 가시화되기 시작했고, 와이스 마저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보였다. 결국 폰세는 보스턴 레드삭스, 와이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을 맺고 한화를 떠나게 됐다. 한화는 이들의 이탈에 대비해 빠르게 외국인 선수를 찾았고 먼저 윌켈 에르난데스와 계약을 했다.
3위에 오른 SSG 랜더스도 에이스를 메이저리그에 뺏겼다. 드류 앤더슨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계약을 한 것이다. 앤더슨은 150㎞ 중반을 넘는 빠른 공을 주무기로 12승7패 평균자책점 2.25, 245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들이 KBO리그에 1~2년만 더 남아서 던진다면 한화와 SSG는 안정된 전력을 유지하면서 우승을 향할 수 있겠지만 이들이 빠져나가면서 이들만큼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외국인 투수를 찾아야 한다.
반면 통합 우승을 한 LG는 우승에 기여한 외국인 선수 3명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터줏대감 오스틴 딘과는 총액 170만달러에 재계약해 LG 외국인 타자로는 최초로 4년째 뛰게 됐고, 13승을 올린 요니 치리노스와 후반기에만 와서 6승을 올리고 한국시리즈에서 2승한 앤더스 톨허스트도 140만 달러와 120만 달러에 모두 재계약했다.
오스틴은 3년 동안 통산 타율 3할1푼5리, 464안타, 86홈런 322타점을기록했다. 올시즌에도 부상으로 한달 정도 쉬었으면서도 116경기서 타율 3할1푼3리, 133안타 25홈런 95타점으로 중심타자로 좋은 활약을 했다. KBO리그에서 정상급 타격을 하지만 메이저리그나 일본보다는 한국에서 계속 뛰면서 장수 외국인 선수가 되고 있다.
치리노스도 올시즌 177이닝을 던지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31 137탈삼진을 기록하면서 LG의 1선발로 맹활약했다. 톨허스트는 8월에 온 선발 투수로 한국에 와서 6승을 거두며 후반기 선발진을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과 5차전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우승 청부사'로서 100% 활약을 보여줬다.
LG를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정도의 퍼포먼스는 내지 못했고, LG도 시장에 더 나은 투수가 없다는 판단에 재계약을 했다.
결과적으로 LG는 올시즌 우승에 일조한 외국인 선수를 모두 잔류시키며 우승 전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LG와 우승 다툼을 했던 한화는 원투펀치를 모두 바꾸면서 내년시즌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수 있는 탈KBO리그급 선수를 데려오면 그 시즌은 분명히 좋다. 하지만 그들이 바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도 그만한 외국인 선수를 찾지 못하면 성적 하락을 피할 수 없다.
KBO리그에서 최고는 아니더라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메이저리그나 일본에 가지 않는 선수는 안정적인 선택이긴 하지만 타구단 외국인 선수가 탈KBO리그급 성적을 올리면 부러울 수밖에 없다.
어떤 선수가 오든 남고 떠나는 것을 걱정하기 이전에 일단 잘하는게 중요한 것이 첫번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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