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5년 한국 축구는 두 말할 필요 없는 '전북 천하'다. 지난 1일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선 거스 포옛 감독이 감독상을 받고, 베스트11에 송민규 김진규 박진섭 강상윤 홍정호 송범근 등 무려 절반 이상이 자리를 잡았다. K리그1 조기 우승에 이어 코리아컵까지 제패하면서 역대 6번째 리그-FA컵 동시 제패의 새 역사를 썼다.
하지만 코리아컵 대관식날, 이승우는 이런 전북의 '옥에 티'로 남았다. 과도한 항의와 불필요한 몸싸움으로 퇴장 멍에를 안으면서 우승 환희의 순간 스스로 그라운드에 남지 않는 쪽을 택했다. 이날 벤치에서 출발한 이승우는 유독 눈에 띄었다. 경기 초반부터 전진우와 함께 심판 판정에 강하게 어필하는 장면이 계속 포착됐다. 우승 타이틀이 걸린 단판승부, 시즌을 마무리하는 날이었기에 전북 뿐만 아니라 상대인 광주FC 벤치도 달아오른 게 사실이다. 벤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함과 동시에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했던 '중참'이었지만, 이승우의 모습은 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이승우는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주심에게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에 나선 이승우. 연장 전반 11분 조성권을 밀착 마크하면서 가격에 의한 퇴장을 이끌어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1분에는 김태현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수비 뒷공간에서 쇄도해 마무리했다.
하지만 '냉정함'은 여기까지였다. 이승우는 연장 후반 1분 권성윤을 가격해 다이렉트 퇴장 당했다. 하프라인에서 권성윤이 공을 터치한 이후 무리하게 돌진해 가슴 부위를 어깨로 밀었다. 이미 공이 지나간 상황이었고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장면이었음에도 이승우는 그대로 돌진했다. 권성윤은 이승우의 차징 이후 공중에 떴다가 머리 쪽으로 떨어졌다. 구급차가 들어왔고, 권성윤은 그대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퇴장 판정 이후 이승우는 그라운드에 남아 권성윤의 상태를 살피는 듯 했다. 그러나 중계화면에는 이승우가 웃는 모습이 지나갔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며 광주 선수들과 언쟁을 벌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경기 후 시상식을 마친 뒤 전북 팬들 앞에서 최근 타노스 코치가 징계를 받는 단초가 됐던 두 눈 옆에 손가락을 갖다대는 행위를 재연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승우는 감정에 솔직한 선수로 꼽힌다. FC바르셀로나 유스 시절부터 유럽 무대를 거쳐 K리그에 진출한 뒤에도 변함 없는 모습이다. 때로는 감정을 이기지 못해 불필요한 플레이가 나온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해 수원FC를 거쳐 전북에 입단한 뒤 꽤 나아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순간에는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이승우의 결승골을 지켜 광주를 2대1로 꺾고 코리아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날 이승우의 모습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말았다. 결승골의 빛나는 가치를 스스로 떨어트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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