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유럽의회가 눈물바다로 변했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어머니를 잃은 11살 우크라이나 소년의 증언 때문이었다.
BBC,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행사에 우크라이나 소년 로만 올렉시우(Roman Oleksiv, 11)가 참석했다. 유럽의회는 유럽연합(EU)의 입법기구다.
그는 2022년 7월 14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군의 병원 폭격으로 어머니 할리나를 잃은 순간을 회상했다. 당시 그는 겨우 7살이었으며, 어머니와 함께 빈니차의 병원을 방문하던 중 세 발의 로켓이 병원을 강타해 24명이 사망하고 최소 202명이 부상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로만은 "그때가 엄마를 본 마지막 순간이었고,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고, 이때 통역사는 감정이 북받쳐 말을 멈추고 눈물을 닦아야 했다. 잠시 동료가 통역을 대신하는 사이 호흡을 가다듬은 그녀는 다시 소년의 증언을 이어갔다. 회의 참석자들도 모두 눈물을 훔치며 그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폭격 직후 로만은 잔해 속에 묻힌 어머니를 발견했으며, 머리카락만 보이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는 "엄마의 머리카락을 만질 수 있었고, 그 순간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로만도 심각한 화상을 입어 100일 넘게 혼수상태에 있었다. 뼈까지 드러나는 중증 화상으로 35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다. 몸의 45%가 화상으로 손상됐고, 깨어났을 때는 팔다리 모두 깁스를 하고 있었으며 머리카락 대부분을 잃었다. 의사들은 처음에 그가 다시 걸을 수 있을지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로만은 기적적으로 회복해 다시 꿈이었던 볼룸댄스를 시작했다. 독일에서 1년간 치료를 받은 뒤 그는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 앞에서 춤을 선보였고, 악기 '바얀(우크라이나식 아코디언)' 연주에도 재능을 보여 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로만의 회복 여정은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 학생들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롬치크(Romchyk)'의 주제가 되었으며, 이 작품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캄브리아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고 바티칸에서 상영돼 전 프란치스코 교황도 감명을 받았다.
로만은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우리가 함께할 때 우리는 강하다.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계속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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