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단 한명의 선수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이렇게까지 크다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처참한 실력이 다시 한번 만천하에 공개됐다. 바로 직전 경기에서는 손흥민이 이적 후 4개월만에 홈구장을 방문한 덕분인지 집중력을 유지한 채 대승을 거둔 선수들이 손흥민이 떠난 뒤에 완전히 무너졌다.
'SON캡'의 빈자리가 새삼 크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더불어 손흥민이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에서 얼마나 헌신적으로 팀의 추락을 막아왔는 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토트넘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노팅엄의 더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5~2026 EPL 1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상대팀 노팅엄 포레스트에 0대3으로 완패했다. 노팅엄은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승점이 겨우 15(4승3무8패)로 강등권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17위에 머물던 팀이다. 여차하면 강등권으로 추락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런 약체 팀을 상대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선수들의 집중력은 전부 바닥으로 처박혀 있었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전술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불과 5일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전락했다. 토트넘은 지난 10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리즈 6차전 때는 3대0의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승리 이면에는 '손흥민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토트넘에서 10년간 헌신하며 특히 지난 시즌 '주장' 완장을 차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따낸 손흥민은 지난 8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로 전격이적했다. 이후 약 4개월여 만에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해 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동료들을 격려했다. 이에 고무된 선수들은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승리를 쟁취하며 홈 팬들을 열광시키는 동시에 '옛 주장'에게 큰 선물을 했다.
그러나 손흥민이 다시 떠나자 경기력이 형편없이 추락했다. 특히 손흥민이 떠난 토트넘에서 리더급 선수라고 할 수 있는 주전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연발하며 대패를 자초했다. '팀의 희망'으로 불리는 아치 그레이도 큰 실수를 했다.
전반 29분에 토트넘이 선제골을 내줬다. 그레이가 실수로 공을 내줬다. 공을 따낸 이브라힘 상가레게 칼럼 허드슨-오도이에게 패스했다. 하필 비카리오가 경솔하게 골문을 비웠다. 허드슨-오도이가 간단히 선제골을 넣었다.
허드슨-오도이는 후반 5분에도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이어 후반 34분에는 상가레의 쐐기 골까지 터지며 노팅엄이 3-0을 만들었다. 비카리오가 선제골과 추가골 때 계속 실수하며 안줘도 될 골을 허용한 게 치명적이었다. 통계업체 풋몹은 비카리오에게 무려 5.3이라는 형편없는 평점을 줬다. 이날 양팀 통틀어 두 번째로 낮은 점수였다. 최저점은 선제골 빌미를 제공한 그레이가 받았다. 겨우 4.8점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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