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어차피 쓸 돈이었다, 반 시즌 렌탈에 유망주 3명 얻었으면 완전 이득?
메릴 켈리는 한국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선수다. KBO리그 '역수출 신화'의 가장 대표적인 선수이기 때문이다. 미국 국적 선수지만, 코리안 빅리거들을 응원하는 것과 같은 마음이 생긴다.
켈리의 '대박 계약'에 한국 야구팬들이 들썩였다. 38세에 얻은 생애 첫 FA 자격. 켈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 총액 4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총액 600억원 가까운 엄청난 조건이다.
'낭만'이 넘친다. 켈리는 SK 와이번스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뒤 애리조나로 넘어갔다. 2019년부터 애리조나에서만 뛰었다. 몸값은 싸지만, 여느 FA 선발 못지 않은 경기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사실상의 에이스급 활약이었다.
그런 켈리가 올해 중반 눈물을 머금고 정든 애리조나를 떠나야했다. 애리조나는 가을야구 진출이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 갈 길이 급했던 텍사스가 켈리를 찾았다. 예비 FA이기도 했기에, 애리조나는 입을 꾹 다물고 힘든 결정을 했다. 유망주 투수 3명을 데려오며 켈리를 텍사스에 내줬다. 켈리는 텍사스에서도 열심히 던졌지만, 결국 텍사스는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그렇게 FA가 됐다. 12승. 훌륭한 성적이지만 많은 나이가 시장에서의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켈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애리조나는 걱정할 게 없었다. 완전하게 증명된 게 없다고 할 수 있었던 KBO에서 건너올 때처럼, 믿음으로 켈리를 대했다.
켈리도 애리조나의 부름이라면, 따지고 말고 할 게 없었다. 트레이드 당시에도 애리조나에 대한 애정을 줄곧 드러냈었다. 애리조나도 트레이드 제안이 없었다면 시즌 후 FA가 되는 켈리에게 좋은 대우를 해줬을 것이다. 2019년부터 정말 저렴한 몸값에 그 이상을 해줬으니 말이다.
결국 애리조나가 켈리를 FA로 잔류시킬 생각이었다면, 어차피 망한 시즌 반 시즌 켈리를 렌탈해주고 유망주 3명을 얻은 격이 됐다. '낭만'을 떠나 '실리'도 챙길 수 있었던 결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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